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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채소값 50% 급등... 추석 물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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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채소값 50% 급등... 추석 물가 어쩌나

입력
2021.07.28 21:00
수정
2021.07.29 10:23
18면
0 0

폭염에 채소값 인상 시기 3주가량 앞당겨져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더 오를 듯
달걀 한 판당? 7,000원대 흐름도 계속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쌈 채소류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쌈 채소류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기록적인 폭염 속에 채소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통상 여름철에는 장마, 태풍, 더위 등 요인으로 채소값이 오르곤 하지만, 올해는 인상 시기가 더 앞당겨졌고 속도도 심상치 않다. 특히 2주째 지속되는 폭염 탓에 열기에 취약한 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엽채류) 가격이 급등세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잎채소 가격은 평균 30~50% 올랐다. 이날 기준 시금치(1kg)의 소매가는 1만2,237원으로 한 달 전(7,707원)에 비해 약 58% 상승했다. 1년 전(8,766원)보다도 40%나 오른 가격이다.

다른 채소가격도 비슷한 추세다. 청상추 100g(1,067→1,641원)도 한달 새 53.8%나 올랐고, 얼갈이배추(2,132→2,759원), 열무(2,440→3,048원)도 30% 가까이 올랐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통상 채소가격은 8월 중하순에 오른다. 7월 말부터 본격화되는 폭염과 장마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열대야 현상이 지난해보다 23일이나 빠르게 나타나고, 서울의 폭염일수(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가 12일을 기록하자 채소값 인상 시기도 3주가량 앞당겨졌다.

aT 관계자는 “무더위에 비가 오지 않는 날씨가 지속되면, 잎채소는 햇볕 데임으로 이파리가 짓물러진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도 “폭염으로 산지 출하량도 감소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져 8월 말부터 형성되는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2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산란계 숫자가 늘어나면서, 계란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달리 계란 한판 가격은 여전히 7,000원대 중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산란계 숫자가 늘어나면서, 계란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달리 계란 한판 가격은 여전히 7,000원대 중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은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 결과,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전국에서 돼지 4,615마리, 닭 21만9,592마리, 오리 1,780마리 등이 폐사했다.

이에 이날 기준 돼기고기 삼겹살 소매가격은 100g당 2,667원으로 전년(2,216원)보다 20.4% 비싼 수준이다. 이미 한우 등심(100g당 1만2,989원), 닭(1kg당 5,569원) 등도 전년보다 10% 이상 가격이 오른 상태인데, 앞으로 가격이 더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부터 한 판당 7,000원대 중반으로 치솟은 계란 값도 잡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월 말이면 지난해 AI(조류 인플루엔자) 방역으로 감소한 산란계 숫자가 정상화되면서 가격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7월 들어서도 계란 한판 소매가격은 7,000원대 중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위 때문에 이미 산란계 폐사가 일어나고, 폭염 스트레스로 계란 껍질이 얇아지는 등 인상요인이 더 많아 계란 값은 당분간 떨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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