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아신전' 김성훈 감독이 주연을 맡은 전지현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출자가 바라본 전지현은 어떤 배우일까.
28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아신전'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시즌2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민치록의 전사와 파저위의 부족장 아이다간, 성저야인 부락의 수장이자 아신의 아버지 타합까지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 '킹덤' 세계관을 더욱 단단하고 풍성하게 만든 완벽한 프리퀄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먼저 김성훈 감독은 작품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봤다며 "당연히 호가 많다면 기쁘지만 불호에 대해서는 왜 그랬을까 어떤 문제일까 고민하는 중"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킹덤: 아신전'은 가장 많은 시간 고민했던 작품"
이번 작품은 본편과 달리 '스페셜'인 만큼 함축적이면서도 서사를 오롯이 담아내야 했다. 이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연출적으로 새롭게 시도하기보단 짧게나마 보여주고자 했던 걸 담았다. 한 장면에 많은 걸 담으려 했다. 미술적으로 92분 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담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고민했던 작품"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지난 시즌들과 다른 연출적인 차별화도 있을까. 이에 "'킹덤: 아신전'은 전작에 비해 짧아 영화에 가깝다. 영화인지 시리즈인지 스스로 구분하지 않았다. 영화 이상의 감동, 완성도를 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출했다. 다만 나 역시 아직까지 경험이 많지 않아 시리즈물에 대해 배우는 중이다. 비교적 '킹덤: 아신전'은 단거리에 가깝고, 밀도를 집약해 응축했고 상징적으로 그려내려 했다. 보는 분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질감, 호흡, 색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전지현이 왜 20년간 아시아 톱배우인지 여실히 느껴"
극중 전지현은 생사초의 비밀을 간직한 아신으로 분했다. 전지현은 한순간에 가족과 터전을 잃고 깊은 한을 지니게 된 아신의 내면 연기는 물론 험준한 북방을 누비며 활시위를 겨누는 액션까지 소화하며 아신 그 자체가 됐다. 주연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전지현을 두고 김성훈 감독은 "전지현이 오랜만에 촬영을 하게 됐다. 집약도 높은 작업을 하면서 너무나 만족스러워했다. 그와는 제주도에서 처음 촬영했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경사진 곳이라 와이어가 달려 있었다. 무술 팀이 붙은 첫 촬영이라 만만치 않았다. 저 멀리서 전지현이 숲 사이를 걸어오는데 스태프들 백여 명이 동시에 감탄했다. 멀리서 봐도 배우라는 존재의 아우라가 느껴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저는 개인적으로 왜 전지현이 지난 20여 년 동안 아시아의 톱배우로 있는지 여실히 느꼈다. 절제된 표정, 배우로서의 적극성이 있다. 와이어를 메고 열 컷을 갔는데 군말 없이 끝냈다. 또 극중 다지고 다진 감정이 폭발할 때 너무 잘했다. 전지현은 현장에서 털털하게 있다가 촬영이 시작되면 바로 감정을 잡는다. 털털하게 있다가 집중하는 것을 보면 어떤 한이 몸에 숨어져 있길래 빨리 감정이 표출되지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극중 전지현의 대사가 없다는 점을 들며 "편집을 하면서 전지현 대사가 이렇게 없었나 싶었다. 거의 무언극에 가깝다. 첫 대사인 '나가', 독백, 이승희 의원과 대화 외에는 없다. 결과를 보고 저 역시 놀랐다. 마임에 가까울 정도다. 우리는 대사를 생략한 대신 음악을 통해 전달해야 했다. 상황은 음악 감독과 의논하면서 인물의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려 했다. (결과물은)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스페셜 에피소드인 만큼 본편에 비해 좀비나 액션신 등 장르적 재미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공개 후 쏟아진 팬들의 아쉬운 불평에 "이번 작품은 "아신의 '한'을 표출하는 이야기다. 화려함을 자제하려 했다. 액션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아쉬웠을 수 있다. 아신이 분노하는 장면에서 (직접적인) 응징보다는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며 지옥도를 지켜보는, 정적인 액션을 보여주려 했다. 아신은 그들이 자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는 나의 자극제, 지향점 같아"
앞서 '킹덤: 아신전' 제작발표회에서 김은희 작가는 김성훈 감독을 두고 '자극제'라 표현하며 돈독한 우애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김성훈 감독에게 김은희 작가는 어떤 의미일까. 이에 "저 역시 똑같은 생각이다. 보통 시나리오를 쓸 때 나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고 자신할 수 없다. 그런데 김은희 작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았다. 처음 '킹덤'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도 김은희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의 글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있었다. '킹덤: 아신전'을 하면서 어느덧 3편의 작업이 된다. '아'를 '어'로 받아들이는 판단력, 작가의 생각과 하모니가 말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생각을 공유했다. '킹덤'이 가야 할 지향점이 같다"고 자신했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 시리즈를 맡으면서 연출자의 매너리즘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세계관 속 시리즈를 계속 맡는다는 것에 대한 고심이다. 김성훈 감독은 그간 앞서의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킹덤: 아신전'을 통해 새로운 변환점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익숙한 안정감에서 또 다른 줄기를 엮어 나가는 것에서 신선함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반복은 정체되지만 우리 작품은 안정감 속 새로운 서사와 캐릭터, 시도들이 가능하다. 새로운 재미로 다가왔다. 시리즈가 지속될 때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저 역시 갇혀있고 싶지 않다. 그러나 '아신전'을 통해 익숙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함으로서 새로운 도전이 됐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훌륭하지만 기존 새로운 가지를 뻗어가는 것도 매력이 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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