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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을수록 치매 일으키는 ‘호모시스틴’, 부족해도 치매 위험

입력
2021.07.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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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아미노산 일종인 호모시스틴은 체내 수치가 높아질수록 치매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이 많이 축적돼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가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이 같은 호모시스틴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비타민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타민제를 먹어 체내 호모시스틴을 줄이고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런 정보를 과신해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고 비타민제를 오ㆍ남용하거나, 채소ㆍ과일을 통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데도 비타민제를 추가로 먹다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호모시스틴의 혈중 농도가 높을 때뿐만 아니라 낮을 때에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영양(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배종빈·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2010~2018년 60세 이상 2,655명을 추적 연구해 비타민제를 과다 섭취하면 호모시스틴이 적정 수치보다 떨어지는 저(低)호모시스틴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이 호모시스틴 수치에 따라 집단을 분류해 상대 평가한 결과, 저호모시스틴 그룹(≤8.9mmol/L)은 정상군(9.0~10.5mmol/L)에 비해 8년 동안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3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모시스틴 수치가 높은 그룹의 위험도(정상군 대비 최대 4.9배)와 비교하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저호모시스틴혈증이 비타민제를 많이 섭취하는 것과 관련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저호모시스틴 그룹의 비타민제 섭취율은 41.2%로 전체 연구 대상자(28.4%)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비타민 B군인 엽산과 비타민 B12의 체내 농도가 높을수록 호모시스틴 수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됐다.

이런 결과는 비타민 B가 포함된 비타민제를 적절히 섭취하면 신체 건강이나 치매 예방에 도움되지만 과다 섭취하면 저호모시스틴혈증이 발생해 치매 위험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연구는 저호모시스틴혈증과 알츠하이머병 위험 간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대부분 연구는 호모시스틴 수치가 높을 때의 문제점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치매 예방ㆍ치료 지침을 마련할 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종빈 교수는 “한국인은 다른 인종에 비해 김치 등 채소를 통한 비타민 섭취량이 높아 저호모시스틴혈증에 더 주의해야 한다”며 “평소 육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적다면 비타민제 복용이 효과적이지만 이미 식사를 통해 충분히 먹고 있다면 그 이상의 복용은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김기웅 교수는 “저호모시스틴혈증은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말초신경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며 “비타민이 과잉 혹은 결핍되지 않도록 섭취량을 적절히 관리한다면 치매 및 신경 질환 예방에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배종빈(왼쪽)·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배종빈(왼쪽)·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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