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금메달을 조국에…필리핀·버뮤다의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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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금메달을 조국에…필리핀·버뮤다의 영웅들

입력
2021.07.27 16:27
수정
2021.07.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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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97년 만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를 마친 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AP 연합뉴스


올림픽 메달에는 개인적 영예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선수뿐만 아니라 국민도 메달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기 때문이다. 세계가 새로운 감염병과 싸우는 상황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필리핀과 버뮤다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필리핀은 1924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해 왔지만 이제까지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는데 26일 하이딜린 디아스(30)가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에서 우승하면서 97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디아스는 인상(97㎏)과 용상(127㎏)을 합쳐 모두 224㎏을 들어올리며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다. 용상 마지막 시기에서 127kg을 들어올리며 우승을 확정한 디아스는 바를 내려놓고 울음을 터뜨렸다. 필리핀 취재진과 관계자들도 눈물을 흘리며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디아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꾸준히 올림픽에 출전해온 필리핀의 역도 영웅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여섯 남매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나 물 40리터를 지고 수백 미터씩 걸어야 했던 그의 성장기는 현지에서 단막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디아스는 경기 이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일, 꿈이 현실이 됐다”면서 “필리핀의 젊은 세대에게 ‘당신도 금메달을 꿈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시작했고 마침내 해낼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필리핀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면서 정부와 기업들은 디아스에게 3,300만 페소(약 7억5,000만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27일에는 인구 6만여 명의 섬나라 버뮤다에서 도쿄로 날아온 노장 선수가 고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했다. 플로라 더피(34)는 이날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여자 개인전에서 1시간55분36초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전까지 버뮤다 출신 메달 수상자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얻은 복싱선수 클래런스 힐뿐이었다.

더피 역시 2008년부터 올림픽에 계속 참가해왔으나 메달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피는 2013년 빈혈을 진단받았고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발을 다쳐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손이 부러져 수술을 받기도 했으나 이러한 악조건들을 딛고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섰다. 더피는 경기 이후 “지난 1년은 특히 더 힘들었고 중압감도 있었다”면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내 개인의 꿈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버뮤다의 첫 금메달이어서 더 흥분된다”고 밝혔다.

필리핀과 버뮤다가 금메달을 얻으면서 이날까지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은 108개국으로 늘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는 모두 206개 회원국 가운데 106개국이 금메달을 얻었다. 영국은 1896년부터 2020년까지 역대 모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로 기록됐다. 미국 역시 불참했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나머지 98개국은 아직까지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동계를 포함해서 올림픽 메달이 전혀 없는 나라는 모두 72개국이다.

버뮤다의 플로라 더피 선수가 27일 2020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결승선을 향해서 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경기에서 우승한 더피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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