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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걸린 '첫 금메달'… 필리핀의 꿈을 들어올린 역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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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걸린 '첫 금메달'… 필리핀의 꿈을 들어올린 역도 영웅

입력
2021.07.27 10:10
수정
2021.07.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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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97년 만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를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AP 연합뉴스

필리핀에 97년 만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를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AP 연합뉴스


필리핀이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1924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해왔던 필리핀은 이제까지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는데 26일 하이딜린 디아스(30)가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에서 우승하면서 97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디아스는 인상(97㎏)과 용상(127㎏)을 합쳐 모두 224㎏을 들어올렸고 막판까지 경쟁한 중국의 랴오추윈을 1kg 차이로 따돌리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용상 마지막 시기에서 127kg을 들어올리며 우승을 확정한 디아스는 바를 내려놓고 울음을 터뜨렸다. 필리핀 취재진과 관계자들도 눈물을 흘리며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디아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올림픽에 출전해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개막식에서 필리핀 선수단 기수로 나섰고 필리핀 역도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필리핀 역도에 첫 메달(은메달)을 안기는 성과를 거뒀다.

필리핀에서 디아스는 역경을 극복한 역도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디아스는 여섯 남매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났고 어린 시절부터 가난과 싸워야 했다. 물 40리터를 지고 수백 미터씩 걸어야 하는 삶이었다. 아버지는 트라이시클(삼륜차) 기사부터 농부, 어부 등 여러 직업을 가졌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은행원을 꿈꿨던 디아스가 역도선수로 성장한 이야기는 현지에서 단막극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운동선수가 된 이후에도 디아즈는 훈련 경비가 부족해서 대기업과 스포츠 후원가들을 찾아다녀야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인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말레이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체육관 출입을 통제당했다. 그래도 디아스는 포기하지 않고 숙소에서 훈련을 계속해 나갔다.

디아스는 경기 이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일, 꿈이 현실이 됐다”면서 “필리핀의 젊은 세대에게 ‘당신도 금메달을 꿈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시작했고 마침내 해낼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필리핀 현지의 반응도 뜨겁다. 트위터에서는 디아스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트윗이 10만건 넘게 쏟아졌고 정부와 기업들은 디아스에게 3,300만페소(약7억5,000만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에 97년 만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를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AP 연합뉴스

필리핀에 97년 만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를 마치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AP 연합뉴스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하이딜린 디아스가 26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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