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랭커’ 최인정(31)과 ‘베테랑’ 강영미(36), ‘젊은 피’ 송세라(28)ㆍ이혜인(26)으로 구성된 펜싱 여자 에페팀이 개인전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7일부터 단체전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에페팀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노 메달’에 그쳤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이 32강에서 세계랭킹 258위 무르타자에바(ROC)에게 충격패를 당한데다 강영미도 일본 사토 노조미에게 14-15로 1점 차 석패했다. 송세라가 16강에 오른 것이 위안이었다. 이상기 한체대 교수는 “가장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평소대로라면 여자 에페 최인정 강영미의 경우 메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면서 “긴장을 많이 한 듯 자신의 경기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올림픽이란 무게를 내려놓지 못한 모습이었다”라고 진단했다.
대표팀은 27일부터 단체전에 돌입한다. 단체전은 개인전과 사뭇 다르다. 개인전은 100% 개인의 능력으로 경기를 치르지만, 단체전은 3명의 선수가 선수당 3바우트(bout)씩 총 9바우트를 치른다. 상대팀 3명의 선수와 골고루 한 명씩 만나는 방식이다. 그래서 한 명의 에이스보단 팀원들 모두 고른 기량을 갖춘 팀이 유리하다. 이상기 교수는 “‘내 몫만 잘해주면 나머지는 언니ㆍ동생이 잘해줄 것’이라는 팀원 간 믿음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개인전 부진이 오히려 ‘따끔한 예방주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최고 무대에서 패배의 원인은 욕심과 부담 탓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개인전에서의 패배가 이런 부담감을 내려놓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기고 있는 선수가 유리한’ 에페 단체전의 종목 특성상 경기 초반 1바우트 성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꾸드블(동시타ㆍ두 선수가 동시에 상대방을 찌름)일 때, 사브르ㆍ플뢰레는 점수로 인정되지 않지만 에페는 동시 득점이 인정된다. 그래서 이기고 있는 선수들이 동시타를 활용해 유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것도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에페에서 경기 막판 뒤집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이유다. 이상기 교수는 “에페는 지키고 있다가 상대의 공격을 반격하는 것이 득점하는데 유리하다”라며 “우리 팀 세 명이 초반 1라운드에서 어떻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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