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트럼프 오마주한 브라질 대통령?... '대선 불복' 발언에 퇴진 시위 벌어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트럼프 오마주한 브라질 대통령?... '대선 불복' 발언에 퇴진 시위 벌어져

입력
2021.07.25 19:10
13면
0 0

1996년부터 시행된 전자투표 문제 삼아
"폐지하지 않으면 대선 결과 불복하겠다"
지난해 우편투표 문제 삼은 트럼프와 닮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대가 24일 '55만 명이 죽었다, 보우소나루!'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수도 브라질리아의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브라질리아 =AP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대가 24일 '55만 명이 죽었다, 보우소나루!'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수도 브라질리아의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브라질리아 =AP 연합뉴스

그간 비상식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로 비판을 받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또 한번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이번엔 25년 동안 시행된 전자투표가 ‘선거 조작’ 가능성이 있다며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브라질 국민들은 보우소나루 자신 역시 6차례나 전자투표로 당선됐다며 전국에서 퇴진 촉구 시위를 벌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는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유명 도시는 물론 전국 27개 주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는 5월 말부터 계속됐지만, 이날엔 보우소나루의 지지기반인 우파 성향의 정당과 시민단체도 참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 참여 세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기폭제가 된 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선 불복’ 발언이다. 그는 7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투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쪽이 생길 수 있고, 그것이 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일엔 관저 앞에서 “전자투표 방식을 철회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수위를 높였다. 3일 뒤엔 브라질 육·해·공 3군 총장들까지 나서 대통령의 뜻을 지지한다고 힘을 보탰다.

다만 보우소나루는 자신이 주장하는 '전자투표 선거조작론'의 구체적인 근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브라질에선 1996년부터 모든 선거가 전자투표로 이뤄졌는데, 유권자가 투표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기계로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보우소나루 역시 전자투표를 통해 1998년부터 5차례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18년 대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브라질 연방대법원 역시 대통령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 전 자신의 패배를 우려해 우편투표의 신뢰성을 폄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년 대선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가 유력한데, 지난달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IPEC에 따르면 룰라의 지지율은 49%로 보우소나루(23%)보다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박지영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