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택 KBO 총재 “엄중한 시기 방역 위반, 깊이 사과”
숙소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며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진 키움, 한화 선수들도 NC에 이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한화가 원정 숙소로 사용한 서울 호텔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져 방역 수칙을 위반한 키움 한현희·안우진에게 36경기 출전 정지ㆍ제재금 500만원을, 한화 윤대경·주현상에게는 10경기 출전 정지ㆍ제재금 200만원의 징계를 각각 내렸다.
이들은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동석해 술자리를 가져 4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한 방역 수칙을 위반했고, 방역 당국에 이 사실을 거짓 진술해 고발당한 상태다. KBO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사회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의 수도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했고 프로선수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본분을 지키지 않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양 구단 선수들의 징계 강도가 다른 것은, 한현희와 안우진은 다음 날 경기를 앞두고도 늦은 시간 수원 원정 숙소를 이탈해 서울 호텔에서 장시간 음주를 하는 등 책임이 보다 엄중하다고 상벌위에서 판단해서다.
반면 한현희와 안우진이 온 후 자리를 떠난 주현상, 윤대경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비록 위반 했지만 해당 모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이 참작됐다는 설명이다.
상벌위는 그러나 이들 4명은 16일 72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이 부과된 NC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처럼 고의성은 없다고 봤다. KBO 관계자는 “NC 선수들은 명백한 방역수칙 위반(오후 10시 이후 사적 만남과 5인 이상 만남 금지)인 사실을 인지하고도 술을 마셨지만, 키움과 한화 선수들은 위반할 의사는 없었고, 은퇴한 선수에게 인사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겹쳐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KBO는 키움과 한화 구단에 각각 제재금 1억원과 5,0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선수가 원정 숙소를 무단 이탈해 늦은 시간까지 음주를 한 키움이 상대적으로 선수 관리에 문제점이 크다고 판단했다.
KBO는 이날 징계 처리를 한 뒤 “국민 여러분들과 야구팬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정지택 총재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정 총재는 “많은 국민께서 큰 희생을 감수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엄중한 시기에 일부 선수들이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며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하는 본분을 망각하고 팀 내규와 리그 방역 수칙을 어겨 시즌 중단이라는 황망한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정 총재는 이어 “더 일찍 사과하고 싶었지만, 사태 수습과 대책 마련이 우선이었다. 이제야 팬들께 용서를 구하며 머리를 숙인다”며 “팬 여러분의 질책을 깊이 새기며 낮은 자세로 다시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리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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