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국가안보회의 소집한 뒤 결정
佛검찰 조사... 모로코도 소송 제기
제작사 "스파이웨어 구입 고객 잘못"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해킹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노동 및 사회개혁에 관한 정상회의에 참석해 통화를 하고 있다. 예테보리=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만든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해킹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휴대폰과 전화번호를 교체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장 카스텍스 총리 등과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은 현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민간 보안기업 NSO그룹이 테러범 등 추적 용도로 개발한 소프트웨어인 페가수스는 40개국 60곳가량의 정보기관 등에 수출됐다. 그런데 최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은 페가수스가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 전화번호 5만 개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한 34개 국가의 정치인과 정부 관리들의 번호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휴대폰 번호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956년 독립한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정보당국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페가수스 프로그램 명단에서 발견됐다. 이 명단에는 마크롱 정부 초대 총리인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와 당시 장관 14명의 휴대폰 번호도 포함됐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휴대폰이 실제로 해킹이 됐는지는 포렌식 검사를 받아야만 확인할 수 있어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보안 등 이유로 휴대폰을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여러 대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검찰은 모로코 당국이 페가수스를 이용해 프랑스 정치인과 기자들을 염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모로코 정부는 원 자료를 제공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와 프랑스 비영리 언론단체 ‘금지된 이야기들’을 상대로 프랑스 법원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모로코 측 변호인은 “두 기관이 구체적이거나 입증할 만한 증거 없이 펼친 허위 주장이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페가수스 제작사 NSO그룹은 이번 논란의 책임을 프로그램 구입 업체, 곧 고객에게 돌렸다. NSO그룹 대변인은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각국의) 정부에 보냈고, 모든 건 올바른 승인과 합법 절차 속에 시행됐다”며 “프로그램을 오용하기로 한 건 고객이며, 비난은 해당 고객이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도 이번 해킹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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