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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무대로" 여름 달구는 공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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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무대로" 여름 달구는 공연들

입력
2021.07.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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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하데스 타운'과 연극 '일리아드'

뮤지컬 하데스타운에서 오르페우스 역 '박강현'과 (왼쪽) 연극 일리아드 내레이터 '황석정' 포스터. 에스엔코·연극 일리아드 SNS 화면 캡처

뮤지컬 하데스타운에서 오르페우스 역 '박강현'과 (왼쪽) 연극 일리아드 내레이터 '황석정' 포스터. 에스엔코·연극 일리아드 SNS 화면 캡처


올 여름 그리스 신화를 각색한 공연들이 극장을 찾아 온다. 올해 초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하데스 타운'과 연극 '일리아드'다.

신들의 비극적 사랑...'하데스 타운'

뮤지컬 '하데스 타운' 포스터. 에스엔코 제공

뮤지컬 '하데스 타운' 포스터. 에스엔코 제공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다음달 24일 개막 예정인 '하데스 타운'은 땅 속으로 떠나는 여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아내 에우리디케를 찾아 지하 세계로 떠나는 오르페우스가 하데스와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화 속에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전령으로 묘사되는 신 헤르메스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신화에 따르면 오르페우스는 절대적인 음악적 재능을 지닌 시인이자 악사, 가수다. 어느 날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걷다 뱀을 밟는다. 화가 난 뱀은 에우리디케를 물었고, 에우리디케의 몸 속에 독이 퍼져 결국 죽게 된다. 슬픔에 잠긴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그의 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지하 세계인 저승으로 떠난다.

지하 세계에는 죽음을 지배하는 신 하데스가 있다. 오르페우스는 마침내 그곳에 도착해 하데스와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를 만난다.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돌려달라고 하데스에게 간청하는데, 하데스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다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바로 저승을 빠져나갈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것. 조건을 승낙한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의 손을 잡고 달려나간다. 그러나 거의 지상에 다다랐을 때 그는 참지 못하고 돌아보고 만다. 결국 에우리디케는 그의 곁에서 사라져 버린다.


뮤지컬 '하데스 타운'의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에스엔코 SNS 화면 캡처

뮤지컬 '하데스 타운'의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에스엔코 SNS 화면 캡처

뮤지컬 '하데스 타운'은 신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지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먼저 오르페우스를 클럽에서 일하는 가난한 웨이터, 하데스는 광산 경영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인믈로 설정했다.

신화에서 에우리디케가 독사에 물려 죽음을 맞이했다면 '하데스 타운'에서의 그는 노래만으로는 가난과 추위를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하데스 타운'의 국내 연출을 담당한 박소영 연출은 "에우리디케는 두려움 없이 스스로 본인의 길을 선택하는 인물이자 생존자"라며 "때로는 이기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우리디케가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배우들에게도 끊임 없이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출은 또 에우리디케 외에 또 주목할 만한 인물로 페르세포네를 꼽았다. 그는 "페르세포네는 고통을 단순히 감내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풀어낼 줄 아는 캐릭터로, 깊은 사랑을 하는 동시에 용서할 줄 알며 사람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화를 각색한 작품이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박 연출은 "상상력의 폭을 넓혀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작품을 여러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작품을 알수록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로이 전쟁의 이야기...'일리아드'

연극 '일리아드'에서 내레이터 최재웅이 연기를 하고 있다. 에스엔코 제공

연극 '일리아드'에서 내레이터 최재웅이 연기를 하고 있다. 에스엔코 제공

고대 그리스의 영웅 서사시 '일리아드'를 각색한 연극 '일리아드'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달 29일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공연을 일시 중단했다가 지난 14일부터 재개했다.

극은 '일리아드'의 두 영웅인 그리스 전사 아킬레스와 트로이 전사 헥토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그리스 신인 아테나, 아프로디테, 헤파이스토스 등도 등장한다. 가장 큰 특징은 내레이터 한명이 극 전체를 끌고 간다는 점이다. 내레이터는 전사가 되어 트로이 전쟁에서 겪은 처참한 풍경과 자신의 트라우마를 들려주다가 어느 순간 그리스 신이 되고, 또 전쟁으로 터전을 잃은 한 시민이 되어 슬픔을 표출한다.

'일리아드'를 보고 온 한 관객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관객은 "텍스트(대사)가 많은 작품인데, 그리스 신화를 잘 모르고 관람했더니 한 번에 이해하기가 힘들었다"며 다른 관객을 위해 자신이 공부한 그리스 신화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규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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