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가격 상승에 발목, 충당금 선반영 탓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6개월여 만에 달성하고도 2분기에 9,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선박용 후판(두께 6㎜ 이상 강판) 가격 급등에 발목을 잡혔다.
한국조선해양은 매출 3조7,973억 원에 영업손실 8,973억 원인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21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29억 원에서 마이너스로 급전직하했다. 순손실도 7,221억 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체결한 152억 달러(약 17조5,000억 원) 상당의 수주 계약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성적표'다.
적자 원인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상승이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해 후판 가격도 연초 대비 60%나 올랐다. 조선사들은 예정원가에 변화가 예상되면 수주잔고 점검 뒤 예상 손실만큼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한다.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실적에도 이 같은 충당금이 반영됐다.
올해 수주량이 급증했어도 경영실적 개선에 영향이 없는 건 조선사들의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 계약 방식 때문이다. 올해는 '수주 가뭄'이었던 2년 전 계약한 선박들이 인도돼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조선 빅3'에 속하는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를 각각 71%, 80% 달성했지만 2분기에는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 후판 가격이 안정되면 수주 잔고 증가와 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철광석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 공급 감소가 후판 가격을 밀어올리는데 유가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국내 생산 및 수입 물량 증가로 후판 공급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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