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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풍년'에도 한국조선해양 2분기 영업손실 9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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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풍년'에도 한국조선해양 2분기 영업손실 9000억

입력
2021.07.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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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가격 상승에 발목, 충당금 선반영 탓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초대형 LPG선박. 한국조선해양 제공

초대형 LPG선박.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6개월여 만에 달성하고도 2분기에 9,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선박용 후판(두께 6㎜ 이상 강판) 가격 급등에 발목을 잡혔다.

한국조선해양은 매출 3조7,973억 원에 영업손실 8,973억 원인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21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29억 원에서 마이너스로 급전직하했다. 순손실도 7,221억 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체결한 152억 달러(약 17조5,000억 원) 상당의 수주 계약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성적표'다.

적자 원인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상승이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해 후판 가격도 연초 대비 60%나 올랐다. 조선사들은 예정원가에 변화가 예상되면 수주잔고 점검 뒤 예상 손실만큼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한다.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실적에도 이 같은 충당금이 반영됐다.

올해 수주량이 급증했어도 경영실적 개선에 영향이 없는 건 조선사들의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 계약 방식 때문이다. 올해는 '수주 가뭄'이었던 2년 전 계약한 선박들이 인도돼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조선 빅3'에 속하는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를 각각 71%, 80% 달성했지만 2분기에는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 후판 가격이 안정되면 수주 잔고 증가와 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철광석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 공급 감소가 후판 가격을 밀어올리는데 유가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국내 생산 및 수입 물량 증가로 후판 공급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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