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줄 테니 역명 달라" 이천시 가칭 112역 명칭 재심의 요청

이천, 중부내륙철도 가칭 112역 명칭 재심의 요청

중부내륙철도 가칭 112역 조감도. 이천시 제공

경기 이천시가 최근 확정된 중부내륙철도 ‘감곡장호원’역 명칭을 ‘장호원감곡’역으로 바꿔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과거 역사를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 짓는 대신 명칭은 ‘장호원감곡’역으로 정한 당초 합의에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1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와 이천시민들로 구성된 장호원철도비상대책위원회는 2014년 중부내륙철도 가칭 112역 역사를 감곡면에 짓는 대신 역사 명칭은 ‘장호원감곡’역으로, 노탑도로교를 설치하기로 국가철도공단 측과 협의했다.

협의 내용을 보면 2010년 10월 중부내륙철도 기본설계 확정 당시 가칭 112역사는 장호원 노탑4리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후 2014년 4월 실시설계과정에서 감곡 방향으로 130m 이동, 설치하기로 했다가 같은 해 7월 실시설계 협의 과정에선 장호원쪽으로 다시 70m 이동하기로 했다. 이후 지역 간 갈등이 깊어지자 장호원비대위와 국가철도공단은 그해 11월 27일 실시설계 절충안 협의 때 역사는 감곡으로 35m 이동하는 대신 역사 명칭을 ‘장호원감곡’역으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이 이 같은 협의 내용을 역명심의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아 불공정한 심의가 이뤄졌다는 게 시의 주장이자 재심의를 요청한 이유다.

시 관계자는 “통상 가칭으로 역에 붙이는 숫자의 경우 수도권은 100번대, 중부권은 200번대, 남부권은 300번대를 붙이는데 해당 역이 ‘112’로 붙여진 건 수도권, 장호원이 우선이라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역사 위치로 지역 갈등이 극심했을 때 이천시민들이 통 크게 양보했고, 대신 역 명칭을 ‘장호원감곡’역으로 하기로 해 놓고 이렇게 역명을 확정한 건 이천 시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원비대위도 이달 초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가 심의절차를 위반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어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역명심의위를 상대로 역명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음성군은 사업부지 전체의 73％인 7,801㎡가 음성군에 위치하는 점과 ‘철도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 규정에 따라 남→북 노선명이 우선인 점을 들어 '감곡장호원'역을 주장해 왔다.

중부내륙철도는 이천에서부터 문경까지 전체 93.185㎞의 일반철도다. 1단계 구간인 이천~충주 구간은 올해 12월 개통할 예정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