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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개입하면 日 핵공격 분할 점령"...中 공산당 의중 담긴 경고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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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개입하면 日 핵공격 분할 점령"...中 공산당 의중 담긴 경고장 논란

입력
2021.07.20 16:00
수정
2021.07.20 17: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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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공격 때 日 개입하면 무제한 핵전쟁"
?中 공산당 묵인 日 경고 영상 인터넷 확산
美 군용기 잇단 대만 진입에 "격추할 수도"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이 2018년 서태평양에서 항해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이 2018년 서태평양에서 항해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대만 해방전쟁에 일본 군인 1명, 비행기 1대, 함정 1척이라도 개입한다면 전면전이다.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핵폭탄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11일 중국판 유튜브 시과비디오에 올라온 동영상의 일부 내용이다. ‘육군(六軍) 책략’이라는 군사전문채널에 게재했다가 며칠 만에 지웠다. 조회수는 200만이 넘었다.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처음에는 민족주의 성향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치부됐다. 그사이 인터넷에 빠르게 퍼졌다. 특히 중국 산시성 바오지시 공산당위원회가 공식 온라인 계정에 해당 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중국판 유튜브 '육군책략'에 올라온 동영상의 한 장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일본이 개입하면 가차없이 응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첫 전투에서 핵폭탄을 퍼붓고, 계속해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의 자막이 떠 있다. 트위터 캡처

중국판 유튜브 '육군책략'에 올라온 동영상의 한 장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일본이 개입하면 가차없이 응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첫 전투에서 핵폭탄을 퍼붓고, 계속해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의 자막이 떠 있다. 트위터 캡처

대만 자유시보는 20일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중국 공산당이 이를 묵인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국 여론과 주변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게릴라식 선전전이라는 것이다. 중국 인권운동가 제니퍼 정은 “논란을 지핀 채널 이름에 ‘육군(六軍)’이 포함된 것은 인민해방군에 속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군은 육해공군과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연근보장부대 등 6개 군종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판 유튜브 '육군책략'에 오른 문제의 동영상 일부. "일본이 두 번째 무조건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라는 자막이 떠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중국이 핵전쟁을 포함한 무제한전으로 일본을 공격해 2차 대전에 이어 두 번째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는 결기가 담겼다. 트위터 캡처

중국판 유튜브 '육군책략'에 오른 문제의 동영상 일부. "일본이 두 번째 무조건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라는 자막이 떠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중국이 핵전쟁을 포함한 무제한전으로 일본을 공격해 2차 대전에 이어 두 번째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는 결기가 담겼다. 트위터 캡처

문제의 동영상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일본이 개입할 경우 가차없는 보복을 강조한다. 대만을 먼저 제압한 후에 일본을 침공하는데, 핵 공격도 불사하면서 항복할 때까지 ‘무제한전’에 나설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을 4개의 섬으로 분할해 독립시키거나 중국과 러시아가 점령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2차 대전 패전 당시보다 가혹한 조치다. 동영상은 “일본이 전쟁의 대가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감히 대만해협에 군대를 보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호전적이고 국수주의적인 핵 전쟁의 위협으로 가득 차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방위성이 13일 각료회의에 보고해 채택된 2021 방위백서 표지. 말을 타고 있는 사무라이의 그림이 인쇄돼 있디. 도쿄=최진주 특파원

일본 방위성이 13일 각료회의에 보고해 채택된 2021 방위백서 표지. 말을 타고 있는 사무라이의 그림이 인쇄돼 있디. 도쿄=최진주 특파원

중국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일본이 갈수록 노골적으로 대만 편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해 미국과 공동 방어할 것”(6일 아소 다로 부총리 언급), “대만을 둘러싼 정세 안정은 일본 안보와 국제사회 안정에 중요하다”(13일 방위백서)” 등 최근 들어 부쩍 대만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일본이 중국으로선 거슬릴 수밖에 없다.

지난달 6일 미국 C-17 대형 전략수송기를 타고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한 미 상원의원 3명이 쑹산공항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과 함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6일 미국 C-17 대형 전략수송기를 타고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한 미 상원의원 3명이 쑹산공항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과 함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미 군용기가 최근 세 차례나 대만을 오가면서 중국은 바짝 독이 오른 상태다. 지난달 6일 C-17 대형 전략수송기, 이달 15일 C-146A 특수작전기에 이어 19일엔 C-130 수송기도 대만 영토에 착륙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며 “중국 영토로 오는 외국 군용기는 중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만은 “민간용 전세기로 사용한 것”이라고 응수했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전례 없는 도발로 받아들이고 있다. 급기야 무력대응을 촉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군사항공전문가 푸첸샤오는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의 방공식별활동을 대만 인근으로 확대해 필요에 따라선 전투기를 출격시켜 추적·격추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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