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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박세은 "내 발레는 이제 시작… 마음 움직이는 춤 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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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박세은 "내 발레는 이제 시작… 마음 움직이는 춤 출게요"

입력
2021.07.19 17:01
수정
2021.07.19 18:4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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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귀국 기자간담회… 9월부터 에투알로 공식 무대

19일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박세은은 후배들을 향해 "경쟁자와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예술에 대해 질문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에투알클래식 제공

19일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박세은은 후배들을 향해 "경쟁자와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예술에 대해 질문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에투알클래식 제공

"발레 이력상 최고의 경력은 달성했지만, 여전히 보여드리고 싶은 춤이 너무 많아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돈키호테'도 해보고 싶고요, '마농'의 무대에도 언젠가 꼭 서보고 싶습니다.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라 바야데르'도 욕심이 더 나네요."

지난달 10일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서 최고 무용수 '에투알(Etoile)'로 승급한 박세은(32)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부푼 마음에 별처럼 빛났다. 최근 귀국한 박세은은 19일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에투알'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실력 때문이 아니라, 간절함과 인내심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박세은은 원래 러시아 발레 교육(바가노바 방식)을 기반으로 무용을 배웠다. 그러다 프랑스 발레에 끌려 2011년 BOP에 준단원으로 입단했다. 박세은은 "바닥부터 다시 프랑스 춤을 배우는 동안 '감정표현이 없고 테크닉만 뛰어나다'는 편견을 이겨내야 했다"며 "자부심 강한 프랑스 발레계가 10년 만에 내게 박수를 보내준 셈"이라고 말했다.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 준단원으로 입단한 지 10년 만에 '에투알'로 승급한 발레리나 박세은은 기자간감회에서 "언젠가 에투알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코로나19와 프랑스 현지 사정 때문에 공연이 대거 취소되면서 조급함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 준단원으로 입단한 지 10년 만에 '에투알'로 승급한 발레리나 박세은은 기자간감회에서 "언젠가 에투알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코로나19와 프랑스 현지 사정 때문에 공연이 대거 취소되면서 조급함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실제로 박세은의 승급은 보수적인 프랑스 발레계의 변화를 상징한다. 박세은은 "발레단으로부터 나를 '에투알'로 지명하기 위해 1년 반이나 기다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랍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세은은 "2017년 '프리미에 당쇠르(제1무용수)'가 된 이후 좋은 배역을 많이 맡았는데, 그때부터 BOP가 밀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개방적으로 변한 프랑스를 보면서 시대가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세은은 승급 당일까지도 자신이 맡은 역할('로미오와 줄리엣' 중 줄리엣)을 연기하는 데만 집중했다. 박세은은 "그날 단원들이 모두 내 승급에 대해 얘기했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오랜 시간 준비한 춤을 잘 보여주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면서 "승급도 좋았지만 마지막 공연을 끝까지 몰입해 마쳤다는 사실이 더 의미 있었다"고 했다. 박세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무용수가 무엇을 얘기하려는 것인지 공감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도 했다.

박세은은 9월 세계 발레계의 스타로서 행진한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에서 열리는 갈라 행사 '데필레(Defile)'에서 왕관을 쓰고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다. BOP의 새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무대다. '데필레' 행사 이후에는 새 '에투알'을 소개하는 갈라 공연에서 데뷔 무대도 치른다. 박세은은 "'에투알'이 되고 개인 탈의실과 전담 어시스트 등이 생기는 등 변화가 있었는데, 무용수의 등급이 올라갈수록 공연 횟수는 줄어드는 구조라 아쉬운 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국내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내한 공연도 계획 중이다. 박세은은 "지금까지는 한국의 발레단들로부터 초청을 받아도 BOP 스케줄상 올 수가 없었다"면서 "올해는 어렵지만 내년 여름 무렵에는 한국에서 내 이름을 걸고 첫 갈라 공연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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