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늘면서 '백신 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핀테크 기업이 보험사와 손잡고 백신 보험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백신 보험이 보장하는 접종 부작용의 범위가 너무 좁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품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처음 백신 보험을 출시한 삼성화재와 라이나생명에 이어 최근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보험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1년 만기 기준으로 가입비가 1,000원 대에 불과한 데다 토스, 뱅크샐러드, 티맵모빌리티 등 여러 핀테크 업체가 보험사와 손잡고 무료 보험가입 이벤트도 벌이고 있어 가입자에게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다.
최근엔 다양한 백신 부작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가입자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라이나생명이 분석한 결과, 예비군 및 민방위를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달 초부터 30대 가입자 비율이 크게 증가해 전체의 47%에 달했다. 특히 30대 남성 가입자 비중은 전달 대비 189%나 증가했다.
2월 26일~7월 3일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단위: 건)(자료: 질병관리청)
심의 사례 | 인정 사례 | |
---|---|---|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 | 367 | 123 |
아스트라제네카 | 240 | 72 |
화이자 | 90 | 33 |
얀센 | 35 | 17 |
모더나 | 2 | 1 |
그러나 상품명이 말해주듯 이 백신 보험은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에만 한정된 것으로, 다른 백신 부작용이 나타나도 보험금을 받을 확률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 약물 등 외부 물질에 면역 체계가 과민 반응하는 알레르기성 쇼크로, 심한 경우 정신을 잃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증상이다. 고열과 몸살 등 일반적인 백신 부작용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접종을 시작한 2월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에서 아나필락시스로 판정된 사례는 123건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접종 건수(약 1,954만 건)의 0.0006% 수준이며, 이상반응 신고건수(9만460건)의 0.14%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자 중 아나필락시스 판정 확률은 0.0005%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올해 초 정부는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단받는 경우, 진료비부터 간병비, 사망 및 장애에 따른 보상금까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진단비만 100만~200만 원 수준인 백신 보험은 별 역할을 못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나필락시스 증상 중에서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단받기는 어렵다고 들었다"며 "지금의 백신 보험은 가입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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