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서면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진짜 폭염은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 일각에서는 짧은 장마에 긴 더위가 이어지던 2018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리란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은 15일 "20일 밤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기세를 확장하면서 장마는 내주 초쯤 끝난다"며 "이후론 강력한 폭염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장마 끝나도 집중호우는 주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으면 장마전선은 더이상 우리나라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기상청이 '장마 종료'를 선언하는 시점이다. 기상청은 이를 20일 전후로 내다봤다. 보통 장마기간은 한 달쯤인데, 이번 장마는 39년 만에 7월에 시작한 늦장마였음에도 17일 만에 끝나는 셈이다. 역대 세 번째로 짧은 장마다. 장마 종료에 앞서 이번 주말까지는 전국 곳곳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다만 장마가 끝난다 해도 비가 안 오는 건 아니다. 현재 북상 중인 열대 저기압이 이달 하순쯤 다량의 수증기를 끌고 올 경우,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나면서 집중호우를 쏟아낼 수 있다. 기상청이 장마종료에도 불구하고 집중호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이유다.
지금보다 강력한 '폭염'... 2018년 악몽 재현되나
장마가 끝나는 20일부터는 지금과 차원이 다른 폭염이 시작된다. 지금 무더위는 저기압의 열기, 높아지는 태양 고도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 하지만 20일부터는 고온건조한 북서쪽의 티베트고기압과 고온다습한 남동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만난다. 이러면 대기 전체가 뜨거워지고 달궈진 지표면 열기마저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열돔현상'이다.
지독한 폭염이 덮쳤던 지난 2018년과 같은 상황이다. 당시 폭염 기간은 전국 평균 31.4일에 달했다. 이는 평년(9.8일)보다 3배 이상 길었다. 8월 1일 홍천이 기록한 41도는 관측 사상 최고기온이었고 서울의 39.6도 또한 111년 만의 최고치였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도 4,526명에 달했고, 4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기상청은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장마가 짧다 해서 폭염 기간이 반드시 긴 건 아니어서다. 장마 기간이 중부지방 기준 18일에 그쳤지만, 여름철이 시원했던 1999년 사례도 있다. 반대로 장마가 37일간으로 길었던 2016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열돔현상 지속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기압계 상황은 계속 변할 수 있어 현재로선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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