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량이 흡수량 추월" 네이처에 첫 논문
개발 위해 우림 파괴… 가뭄·산불로 악순환
?브라질 정부가 방치… "벌목 막아야 회복"
1960년 이후 반세기 넘게 나무와 식물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4분의 1을 흡수해 왔고 세계 최대 열대 우림 아마존의 역할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지구의 허파’라는 별명이 무색해졌다. 빨아들여 없애는 탄소보다 뿜어내는 탄소의 양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마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 열대 우림이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흡수량보다 더 많다는 결론이 담긴 논문이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사실을 과학자들이 확인한 건 처음이라며 “과거 기후 위기를 유발하는 배기가스를 사라지게 만들던 탄소 흡수원이 도리어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보도했다.
소개된 논문 내용을 보면 핵심 요인은 화재다. 잇단 화재로 1년에 생산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연간 15억 톤에 이른다. 반면 숲이 제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연 5억 톤에 불과하다. 대기에 남게 되는 탄소 양이 매년 10억 톤으로, 세계 5위 오염원인 일본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규모다.
화재는 양방향 악재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건 물론 이를 흡수해야 하는 숲을 파괴해 버린다. 논문을 투고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에 근거하면, 지난해 아마존에서는 1만1,088㎢의 열대 우림이 파괴됐는데, 이는 2008년 이후 12년 만의 최대치였다. 숲을 망가뜨리는 방법은 무단 벌채와 더불어 고의 방화다. 지난달 아마존 숲에서 관측된 화재(2,308건)가 6월 기준으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았고, 대부분이 농경지와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고의 방화 때문이라고 한다.
불은 다른 불을 부른다. 방화 탓에 숲이 줄면 비가 덜 오게 돼 폭염과 가뭄이 생기고, 통제할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루시아나 가치 INPE 연구원은 가디언에 “사람들은 더 많은 토지를 농지로 개간하면 생산성도 커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비를 덜 내리게 해 거꾸로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아마존 열대 우림 파괴 면적을 줄여 보겠다며 브라질 정부가 최근 부랴부랴 방화 금지령을 내리고 단속에 군 병력까지 대거 투입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빈축을 사는 게 당연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이 자초한 일이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취임하자마자 아마존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원주민 보호구역 내 불법 금광 개발도 묵인했다. 국제사회가 열대 우림 보호를 위해 2008년 조성한 ‘아마존 기금’을 애초 취지에 어긋나게 전용하려다 더 이상 기부금을 못 챙길 지경에 놓이기도 했다.
해법은 두 갈래다. 우선 숲을 되살려야 한다. 토마스 러브조이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예상보다 기후 변화가 빨리 현실화하고 있다”며 “벌목을 금지해야 아마존이 회복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스콧 데닝 미 콜로라도주립대 교수는 “더 빨리 화석연료 사용을 포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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