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문 단장 주축 프런트 대대적 개편 불가피
지난 시즌 우승팀 NC에 대한 팬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축 선수들의 '음주파티' 은폐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선수 승부조작, 음주운전 등을 숨기고 있다가 추후 드러나면서 야구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전력이 있어서다. 이번에 직무 배제된 김종문 단장이 주축으로 프런트에 재직하던 시절 벌어진 일이어서, NC 구단 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 따르면 NC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원정숙소에서 선수단 전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8일부터 KBO 이사회가 리그 중단을 결정하기 직전인 12일 오전까지 팬들에 대한 사과 또는 적절한 해명없이 상황 전개만 지켜봤다.
NC는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이 전격 이뤄지자, 확진자 발생에 대한 사과문만 내놓고 방역수칙 위반 의혹에 대해선 당국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당시 NC 선수들이 숙소에 여성들을 불러 일탈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었다. 14일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알려졌고 경찰 수사 의뢰까지 들어가자 황순현 대표이사와 박석민이 각각 사과문을 내놓으며 사태를 마무리하려 들었다.
야구계에선 NC구단이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의 부적절한 행동을 이미 파악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박석민은 사과문을 통해 “8일 오전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즉시 구단에 내용을 알렸다”고 했다. 구단에서 사태 확산을 막고 수습을 위한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팬들이 이런 NC 행보에 실망하는 이유는 과거 행태와 너무나 동일해서다. 프로야구계를 뒤흔든 2016년 NC 소속 이태양이 2,000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전인 2014년에도 NC 신인 투수 이성민이 브로커에게 300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을 했는데 이를 구단에서 은폐한 사실까지 추후 드러나 충격을 줬다. 승부조작을 한 선수의 범행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뒤 해당 선수를 신생구단인 KT에 특별지명제도를 통해 팔아넘긴 것이다.
이성민 사건을 원칙대로 처리해 경각심을 줬다면 대대적인 승부조작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NC구단을 수사한 검찰은 2017년 이례적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NC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수는 있겠으나 특별지명제도로 이적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면서 “선수 영입 구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승부조작과 같은 영구 제명 사유를 인식하면 상대 구단에 통보하도록 특별지명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KBO에 제도 개선까지 요구했다.
NC의 도덕적 해이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에는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숨기고 경기에 출전시켰고, 2018년에는 내야수 강민국의 음주운전을 숨기고 KT와 트레이드 했다. 강민국은 트레이드 후 이 사실이 알려져 3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고, KT는 전력 손실을 겪어야만 했다. 2019년에는 NC 운영팀 소속 직원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사건을 숨겨 야구계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모두 김종문 단장이 프런트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던 당시 벌어진 일이다. 김 단장은 이성민 사태로 구단 운영본부장 자리에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퓨처스리그 운영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미디어홍보팀장을 거쳐 2019년 단장에 취임했다. 이성민 사태 당시 단장이던 배석현 전 단장도 현재 경영본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수도권 구단 한 관계자는 “선수들은 경기 후 부적절한 음주파티나 즐기고 있는데,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한다고 해서 다시 야구 부흥이 일어날 수 있겠느냐. 야구계 모두가 무너질 수 있는 큰 일을 저지른 것”이라며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건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전적으로 구단관리 소홀이며 해당 프런트는 다시는 구단 운영에 기회를 줘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NC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11년 창단한 구단이다. 소년들을 모두 컴퓨터 앞에 앉혀 놓았던 그는 야구단을 창단을 하며 땀과 눈물, 환희와 절망이 교차되는 현실의 그라운드로 돌려보내겠다는 말로 사회 환원을 약속해 박수를 받았다. 10년 간 갖은 범법ㆍ일탈 행위를 방조한 김택진 구단주가 이번에야말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칼을 빼들지 않으면 등돌린 팬심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게 야구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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