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지령 수행자냐" 이준석 '공격수 본능'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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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지령 수행자냐" 이준석 '공격수 본능' 되찾았다

입력
2021.07.15 09:00
수정
2021.07.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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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강원 원주시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실내체육인 간담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으로 위기에 처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하루 만에 '공격수 본능'을 되찾았다. 당내 잇단 비판에도 "대선을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지 말자'라는 스탠스에 서는 게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가 강하게 반문하고 싶다"고 받아치면서다. 국민의힘에서조차 '이준석 리스크'로 불릴 만큼 '0선·30대'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분출하는 가운데 그가 '정면돌파'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李 "전 국민 지급 반대, 전략적으로 옳은가"

이 대표는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는 당대표로서 진행한 협상임을 강조했다. "여야가 (추경을 두고) 샅바싸움을 하는 중에 나쁘지 않은 스탠스라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가 합의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국민의힘의 '선별 복지' 당론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당내 강한 반발을 불렀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확정적 합의가 아닌 가이드라인"이라며 한발 물러선 듯하더니, 하루 만에 자신의 결정이 '전략적 선택'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소득 하위 50%'로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스탠스가 국민들에게 소구력이 있을지 당대표로서 회의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강원 원주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체육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문홍 로드FC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전 국민 지원, 이 대표 '기계적 평등' 철학과 맞닿아

이 대표가 당내 비판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공정', '평등'을 강조하는 자신의 철학과 맞닿아 있어서다. 이 대표는 저서 '공정한 경쟁'에서 "기초연금을 소득 상위 30%는 받지 못하는데, 이들의 불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기초연금 지급 금액을 낮추더라도 노인 인구 전체에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산과 소득 격차에 따라 필요한 계층에 혜택을 집중하는 것보다 '기계적 평등'을 지향하는 게 공정하다는 얘기다.

나이와 경험을 내세운 당내 중진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휘둘릴 경우 대표로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이 대표는 전날 SBS 인터뷰에서 "대표가 지령을 수행하는 사람이냐. (여야 대표 간 협상에서) 공간은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강원 원주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실내체육인 간담회에서 글러브를 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 ‘강공 전환'에 당내 반응은 냉랭

당내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3선의 조해진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정당의 철학 문제를 당대표가 선거만 바라보고 공학적으로 접근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선별 복지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당의 기본 철학이자 지향점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3선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뿌리는 것을 4년간 비판해왔는데, 느닷없이 동조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론과 반대되는 '전 국민 지원'을 상의도 없이 전략적으로 판단했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비판을 수용하기보다 '직진'을 택한 이 대표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도 복잡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는 승패를 다투는 게임이 아니라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라며 "이 대표가 좀 더 멀리 보고 당내 소통을 강화할 시점"이라고 했다. 정치와, 상대와 겨뤄 승부를 가르는 게임은 서로 문법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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