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골프 안 치는데..." 캘러웨이 골프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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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짜 수산업자 골프 안 치는데..." 캘러웨이 골프채 미스터리

입력
2021.07.15 04:30
수정
2021.07.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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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골프채 빌린 뒤 못 돌려줘 아이언 보관"
경찰은? 300만원 새 골프채 풀세트 제공 의심?
기소될 경우 골프채 가격 산정 경위 쟁점될 듯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로부터 "김씨는 골프를 하지 않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훈(51)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김씨에게서 골프채를 빌려 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골프를 즐기지 않는 김씨가 골프채를 빌려줬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전 위원이 김씨에게 새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고 보고, 가격을 300만 원 정도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채 빌렸을 뿐" vs "김씨 골프 못 친다"

1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씨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평소 골프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경찰은 골프를 하지 않는 김씨가 현직 검사와 사립대 전 이사장 등이 참여한 지난해 '광복절 골프 회동'에서 이 전 위원에게 골프채를 빌려줬을 개연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씨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직원은 "김씨는 운동의 'ㅇ' 자도 싫어할 정도로 움직이는 걸 싫어한다. 골프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김씨와 현직 검사, 사립대 전 이사장 등이 함께한 '핼러윈 파티'에도 동석했던 김씨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전 위원은 전날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골프채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 위원은 입장문 등을 통해 "지난해 8월 15일 골프 때 김씨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다"며 "이후 저희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돼 있다. 당일 오전 큰 비가 와서 골프채 없이 갔다가 빌려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로부터 골프채를 빌려 사용한 뒤 돌려주지 못했다는 취지다.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 등이 핼러윈 데이 회동을 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김씨 회사 직원, 부장검사, 김씨, 사립대 교수, 사립대 전 이사장, 사립대 교수. SNS 캡처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이 전 위원이 골프채를 빌렸다고 주장한 지난해 광복절 골프 모임 때 필드에 서지 않았다. 김씨는 이들의 라운딩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음식점으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경찰은 아이언 세트만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이 전 위원 해명을 믿지 않고 있다. 골퍼들은 아이언 이외에 드라이버, 우드, 퍼터 등을 풀세트로 구성해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언 세트만 별도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골프채 풀세트는 300만 원 상당... 김영란법 적용될까

경찰은 이 전 위원이 김씨로부터 새 골프채 풀세트를 받았다고 보고, 그 가액을 300만 원 정도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가 쓰던 중고 골프채이고 아이언 세트만 보관하고 있었다'는 이 전 위원 주장을 따르더라도 형사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언론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1회 100만 원 또는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돼있다. 이 전 위원은 골프채 이외에도 김씨로부터 수산물을 수차례 제공받기도 했다.

골프채 아이언 게티이미지뱅크

경찰과 이 전 위원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이 전 위원이 기소될 경우 골프채가 새것인지 중고인지, 골프채 가격을 어떻게 산정했는지가 재판 쟁점이 될 전망이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골프채는 브랜드나 생산연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중고채는 가격대가 더욱 다양하다"면서 "경찰이 골프채를 새 것으로 판단한 근거와 가격을 산정한 과정을 두고 다툼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본보는 이 전 위원에게 전화와 문자로 '골프채를 돌려주지 않은 이유' 등을 수차례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오지혜 기자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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