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입양된 후 올 4월부터 학대
올 5월 8일 반혼수상태서 병원으로 이송
지난 11일 오전 5시 7분 끝내 하늘나라로
입양된 후 양부로부터 학대를 당해 숨진 A양의 발인이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 마도면 화성장례문화원에서 열렸다. 유족이 없어 장례문화원 직원들이 A양의 운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불쌍해서 어떡해, 고통 없는 곳에서 잘 살아라.”
14일 오전 8시 30분 경기 화성시 마도면 화성장례문화원 앞 운구차에 오르는 화성 입양아 학대 피해자 A(2018년 8월생)양의 영정사진을 본 박지연(55)씨가 울면서 한 말이다.
경기 용인에서 왔다는 박씨는 “정인이 사건 후 A양 사건이 발생해 너무나 가슴이 아파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며 “어제 사망 소식을 듣고 오늘 발인식이 열린다기에 찾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가족도 없는데 너무 쓸쓸하게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프다”고 했다.
실제 빈소를 지킨 유족이 A양 양부의 부모와 양모의 아버지뿐이었던 탓에 발인식도 짧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유족을 태운 대형버스도 없었고, 운구를 태운 리무진 차량 한 대가 전부였다.
운구는 장례문화원 직원 4명이 들었고, A양의 영정사진은 양모인 B(35)씨의 아버지가 들었다. 그 뒤를 학대 가해자인 양부 C(36)씨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따랐을 뿐이다.
더욱이 이날 발인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혈족 외에는 조문을 할 수 없어 A양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찾아온 박씨 등 10여 명의 시민들은 운구차에 오르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운구를 태운 리무진이 장례문화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 본 한 시민은 “병원 측에서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해 호흡기를 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양모가 ‘절대로 떼면 안 된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과연 아이를 위한 건지, 자신의 남편을 살인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한 건지 생각할수록 씁쓸하다”고 했다.
A양은 이날 화성시 매송면에 위치한 함백산추모공원에 화장 후 안장됐다.
검찰은 A양이 숨짐에 따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기소한 C씨의 공소장을 변경하기로 했다. 다만 피해자가 사망한 만큼 C씨에게 우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한 후 A양의 사인 및 치료 경과에 대한 검토 결과에 따라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C씨 부부는 지난해 8월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A양을 입양한 후 올해 4월부터 5월 초까지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나무로 된 효자손(등 긁는 도구)과 구둣주걱 등으로 손과 발을 수차례 때려 반혼수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양이 혼수상태로 병원에 온 날엔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 정도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C씨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 이를 방치한 혐의다.
C씨 부부는 앞서 지난 6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전체를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공판은 9월 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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