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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8월 '한미훈련' 정조준... 본격 도발 나서나

입력
2021.07.14 00: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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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끼리 "전쟁 연습과 평화 양립 안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전쟁 연습과 평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

북한이 드디어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선전매체들의 경고성 논평이긴 하지만, 8월 예정된 한미훈련을 겨냥해 긴장감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목적은 명확하다. 한미에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핵심인 훈련 중단을 압박하고, 결과적으로 보다 유리한 대화 재개 국면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한미훈련 때마다 북한이 무력대응도 불사했다는 점에서 도발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3일 논평에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것은 전적으로 외세와 야합한 남조선(남한) 군부 호전광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책동에 기인한다”며 “전쟁 연습, 무력 증강 책동과 평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 역시 이날 “남조선 군부가 전쟁 장비 개발과 도입에 막대한 혈세를 탕진하기로 한 것이야말로 반인민적이며 반평화적인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최신 전략무기 성능을 점검하는 한미훈련을 사실상 전쟁 준비로 받아들이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 정세 악화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북한은 매년 이맘때 한미훈련을 ‘저격’했다. 한미훈련에 제동을 걸어 놔야 향후 대화 테이블에서 미국을 만나도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발 강도는 물론 달랐다. 단순한 비난 성명에 그친 적도 있지만, 무력 시위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대함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2017년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북한이 세게 반응할 때는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거나 미국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점에서 도발 수위는 한미훈련 규모 등 미 행정부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메시지 주체와 형식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외무성이 등장하지 않은 데다, ‘담화’ 같은 공식 입장도 아니어서 미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속내가 역력하다. 할 말은 하되 비난의 톤은 조절해 당장 미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거꾸로 미국이 한미훈련 연기나 축소를 언급하지 않으면 도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다만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군사적 행동에 나서도 ‘저강도’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은 현재 군 가용인원을 식량ㆍ방역난 해소에 대거 투입한 상황이다. ICBM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 긴장 수위를 과도하게 높이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거란 얘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미훈련이 예정대로 열린다 해도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 낮은 단계의 무력 시위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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