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혼인 신고 안 한 사실혼... 부적절 임신·출산 아닌지"
"부부의 온라인상 금전 거래 등 생계수단 확인해야"
최근 대전에서 생후 20개월 된 아이가 학대로 인해 숨져 아이스박스에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과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20대 부부의 경제 생활 등에도 수사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이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화장실) 안에 유기한 것에 대해 "혹시라도 잘못해서 아이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을 때 신고를 하면 그나마 처벌을 경하게 받을 텐데, 이 부모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러한 짓을 했는지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친부 A(2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도주했다 사흘 만에 검거됐다. 숨진 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방치한 혐의를 받는 친모 B(26)씨는 전날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의 시신은 곳곳에 골절과 피하 출혈 등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아이의 시신을 부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혹시라도 아이가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이가 20개월 정도 되면 소아과 병원에서 7가지 이상의 예방접종을 하게 돼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학대가 있었다면 영·유아검사 시 의료진의 신고 의무가 있어야 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만약 이 부모가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면 보건복지부에서 전산상 빅테이터 분석 방법 등을 통해 포착되도록 설계돼 있다"며 "제때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음이 왜 걸러지지 않았는지에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이들 20대 부부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에서 아이를 출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두 사람이 어떤 부적절한 동거를 시작하고 임신, 출산을 했는지, 또 경제 활동을 딱히 제대로 한 것으로 확인이 안 된다"면서 "혹시 사이버 공간상에서 금전거래가 되는 어떤 생계 수단을 선택했다면, 아마 디지털 포렌식이 필요한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게 남아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혹시라도 온라인에서 아이를 이용한 불법적인 행위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해 충격을 준 일명 '손정우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손정우 사건에서 그런 선례가 없었던 게 아니다"라며 "아이의 몸에 남은 상흔, 부부가 온라인상에서 만났는지 여부, 부부의 생활방식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남아 있는 피학대 아동의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것들이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지 이것도 확인을 해야 한다"며 경찰의 밀도 있는 수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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