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은 중년 남성의 골칫거리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줄기가 약해지면서 괜히 마음도 위축된다. 밤마다 소변 때문에 수시로 잠에서 깨고 너무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어지면서 삶의 질도 떨어진다.
사춘기 이후 평생 자라는 전립선은 요도을 둘러싼 장기로 남성의 생식 기능을 돕는다. 무게는 15~20g,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 한 크기다.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은 정자 영양분이 되고 요도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에 비례해 발병률이 늘어난다.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약 132만 명으로 2015년 105만 명 대비 27만 명(26%) 늘었다. 하루 평균 3,600명 넘는 환자가 진료를 보는 셈이다.
이동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중년 이후의 남성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빈뇨가 있다면 전립선비대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증상은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 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 증상으로 구분한다. 배뇨 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다.
저장 증상은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이 있다.
특히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는 야간뇨는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간혹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에서 소변 줄을 삽입해야 하기도 한다. 음주나 감기약 복용 후 급성 요폐가 많이 생긴다.
치료는 약물이나 수술을 한다. 약물 치료는 전립선 근육 긴장을 완화해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 비대를 막는 호르몬 억제제 등으로 이뤄진다.
수술은 약물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불편감이 계속되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혈뇨가 계속 나오면 고려한다. 수술은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이 대표적이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은 소변이 나오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집어넣은 뒤 내시경에 부착된 특수 기구를 사용해 커진 전립선 조직을 긁어내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KTP 레이저 수술과 홀뮴 레이저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KTP 레이저 수술은 내시경으로 레이저 고열로 전립선 조직을 태워 없애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홀뮴 레이저 수술은 전립선을 감싸는 맨 바깥의 막과 비대해진 전립선 사이를 통째로 분리해 몸 밖으로 제거한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요골동맥)에 1.8㎜ 두께의 도관을 삽입해 전립선으로 가는 동맥을 찾아 색전 물질을 투입하고 혈관을 차단해 환자의 배뇨 관련 이상 증상을 치료한다.
전립선 동맥이 차단되면 자연스럽게 전립선이 수축되고 전립선 비대에 의한 증상이 호전된다. 시술 시간은 1~2시간, 입원 기간은 2~3일 내외로 수술에 대한 부담은 물론 전신마취나 피부절개로 인한 흉터와 출혈 등의 걱정 없이 빠른 회복으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이동환 교수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다만 수술 후 남은 전립선 조직이 노화와 더불어 계속 자라므로 정기검사로 배뇨와 전립선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전립선비대증을 완화하고 예방하려면 감기약을 먹을 때는 의사에게 전립선비대증이라고 미리 알려 항히스타민·에페드린 성분이 빠진 약을 처방받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경직된 근육 등으로 배뇨가 어렵다면 20분 정도 반신욕을 하면 전립선비대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으면 술을 삼가는 게 좋다. 카페인 성분이 많은 커피·녹차·홍차도 이뇨 작용을 촉진해 방광을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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