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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C+, 롯데는 F… “대기업 재생에너지 전환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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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C+, 롯데는 F… “대기업 재생에너지 전환 낙제점”

입력
2021.07.08 15:27
수정
2021.07.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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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계열사 10곳 중 6곳은 향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10대 그룹 총수들이 직접 ‘탄소중립’ 의 중요성을 언급해왔지만, 정작 기후대응의 실질적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 317곳이 이미 ‘RE(재생에너지)100 이니셔티브’를 실천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RE100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수소 등)에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요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에서 각 그룹 총수들의 얼굴로 만든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요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에서 각 그룹 총수들의 얼굴로 만든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8일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를 공개했다.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의 계열사 100곳에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계획이 있는지를 설문한 결과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된 대응책이다. 특히 10대 그룹이 한해 사용하는 전력량(89TWh)은 우리나라 전체 2,000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76TWh)의 1.2배나 된다.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100개 기업 중 단 44곳만 설문에 응답했으며, 이들 중 재생에너지 100% 전환 계획이 있는 경우는 37곳에 불과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은 평균 2028년이 목표 연도인데, 국내 대기업들은 평균 2048년이었다.

그린피스가 8일 발표한 10대 그룹 계열사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조사대상 그룹 중 6곳이 낙제점이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가 8일 발표한 10대 그룹 계열사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조사대상 그룹 중 6곳이 낙제점이다. 그린피스 제공


전환 계획 있지만 구체적 목표 없는 삼성·SK: C+

그린피스는 재생에너지 100%전환 계획 여부와 목표연도에 따라 성적을 매겼다. 전환 목표 시점까지 밝힌 기업은 25곳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성적을 받은 곳은 SK다. 상위 10개 계열사 모두 전환계획을 세웠고 목표연도도 2050년으로 명확했기 때문이다. 다만 점수는 다소 낮은 C+다. 그린피스는 “RE100 기업들의 목표연도가 평균 2028년인 것에 비해 20년이나 뒤쳐진 수준이라 낮은 점수를 매겼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상위 10개 계열사도 모두 ‘전환계획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중 목표 연도를 명시한 곳은 4곳 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가 2050년, 삼성물산 2030년, 삼성 SDS가 2045년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사에서 전환 목표연도를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ㆍ중국ㆍ유럽 사업장의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것과 상반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요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에서 각 그룹 총수들의 얼굴로 만든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요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에서 각 그룹 총수들의 얼굴로 만든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계획도 응답도 없는 6개 그룹 : F학점

2018년 기준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7,200만톤으로 국내기업 1위를 차지한 포스코의 성적은 D였다. 계열사 10곳 중 5곳만 목표연도를 명시한 재생에너지 전환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역시 D를 받은 LG도 10곳 중 7곳이 설문에 응답했지만 명확한 계획을 가진 계열사는 단 4곳이다.

롯데ㆍ농협ㆍ한화ㆍ현대차ㆍGSㆍ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은 낙제점을 받았다. 계열사의 재생에너지 전환계획이 없거나 아예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조사 이후인 지난 7일 “7월 중 글로벌 RE100 캠페인에 가입신청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8일 전남 영광군 백수면 일대 풍력-태양광 발전 단지의 모습. 영광=서재훈 기자

지난달 8일 전남 영광군 백수면 일대 풍력-태양광 발전 단지의 모습. 영광=서재훈 기자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 대기업 참여로 내수시장 키워야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전환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53곳은 이미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RE100 이행의 장애물’을 묻는 그린피스의 질문에 응답 기업의 81.6%는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 한계’를, 92.1%는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을 꼽았다.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평균 발전단가는 1킬로와트당 143.68원으로,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107.35원)보다 높다.

이는 대기업의 솔선수범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장다울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세계 주요국들에 비하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소 누적 설치량이나 경제성이 현저히 낮은데 이는 내수 시장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전력 사용이 많은 10대 기업들이 먼저 장기 목표를 확실히 세우고 재생에너지 수요를 늘려줘야 관련 사업에 투자가 되고 더욱 발전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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