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영화 '김광석'으로 타살 의혹 제기
1심 국민참여재판 이어 2심도 무죄 판단?
"이 기자가 허위성 인식했다 단정 어려워"
서해순씨 제기 민사소송은 "1억 물어줘야"
가수 고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를 명예훼손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호(오른쪽) 고발뉴스 기자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영화 '김광석'은 서해순씨를 김광석을 살인한 혐의자로 지목하고 있다…(중략) 1%의 진실이 부족했지만 99%의 사실의 확신으로 서해순씨의 소송을 자초하기로 작정했다…(중략) 영화를 20년간 취재, 제작하며 또 다른 '최순실'을 저는 보았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고(故) 김광석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한 영화 ‘김광석’을 통해 김씨의 아내 서해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호(53) 고발뉴스 기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이 기자에게 1억 원의 배상 판결을 확정하면서 “서씨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했던 민사소송 결과와 달리 ‘공적 관심사안에 대한 의혹 제기’라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이 기자는 선고 직후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새롭게 얻은 사실을 근거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 김용하 정총령 조은래)는 7일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이 기자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기자가 김광석의 사망에 대해 '자살이 아니었다'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허위성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기자가 서씨를 '악마' '최순실' 등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썼으나, 방법을 볼 때 비판의 한계를 넘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2017년 8월 개봉한 영화 '김광석'을 통해 김광석씨의 타살 가능성과 함께 서해순씨가 음원 저작권을 상속받은 딸을 사망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기자는 영화 개봉 뒤 기자회견이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씨를 '악마' '최순실(본명 최서원)' 등에 빗대면서 서씨의 반발을 샀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1심 국민참여재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심 배심원들이 함께 결정한 만장일치 무죄 판결에 대해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 변경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은 이 기자의 모든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김광석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됐던 것은 사실이고, 대중의 공적 관심사안이었다"며 "이 기자가 서씨를 개인적으로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했다.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가 2017년 1월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김광석 유족은 서씨를 딸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고발했으나, 서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
이날 형사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이 기자가 서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피한 건 아니다. 이 기자는 지난해 5월 서씨가 이 기자와 고발뉴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배상금 1억 원을 물어야 한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정한 배상액 5,000만 원을 두 배로 올리면서 "이 기자의 의혹 제기가 합리적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 근거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허위사실을 단순히 보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와 연계된 입법청원 유도, 수사기관에의 공개적인 고발,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서씨의 정신적 고통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김광석 변사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자료를 입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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