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력 22년의 현 브루클린 구청장?
AP "치안 강화-인권 존중 간 균형 강조"
본선서 승리 땐 두 번째 흑인 뉴욕시장
올해 11월 열리는 미국 뉴욕시장 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전직 베테랑 경찰이자 현직 구청장인 에릭 애덤스(61)가 최종 선출됐다. 미 언론들은 최근 들어 반복되고 있는 총기 사고로 치안 이슈가 급부상하자 민주당원들이 22년 경력의 경찰 출신인 애덤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이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애덤스는 4개월 후 ‘본선’에서도 승리해 사상 두 번째 ‘흑인 뉴욕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 현직 브루클린 구청장인 애덤스가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아직 개표가 모두 완료되진 않았지만, 2위인 캐스린 가르시아 후보를 득표율 1%포인트 차(8,426표)로 앞질러 승리가 확실시된다. 애덤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개표돼야 할 표가 조금 남아 있으나 결과는 분명하다”며 승리를 선언한 뒤, “어려움을 겪거나 소외된 이들을 위해 위대한 도시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애덤스가 뉴욕시 민주당원들의 선택을 받게 된 결정적 이유로는 ‘안전 이슈 급부상’이 꼽힌다. 3월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연쇄 총격사건 등으로 미국 사회에선 올해 초부터 총기의 위험성이 부각됐는데, 뉴욕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뉴욕의 총격 사건은 작년보다 68%, 살인 사건은 12% 증가했다. 특히 5월엔 뉴욕시 한복판인 타임스퀘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4세 여아가 부상을 입는 일도 있었다.
애덤스는 선거 과정에서 베테랑 경찰 출신이자 흑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전략적으로 십분 활용했다. 치안 유지를 위한 사복경찰단 투입 등 경찰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10대 시절 경찰한테 당한 폭행 등 흑인으로서 겪은 차별의 경험담을 언급하며 “고압적인 경찰 문화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은 “애덤스의 승리는 부당한 경찰권력 사용과 치안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호소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애덤스는 11월 2일 열리는 뉴욕시장 선거에서 범죄예방 비영리단체 ‘가디언 에인절’을 설립한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워와 맞붙게 된다. 뉴욕에선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의 7배에 달하는 터라, ‘흑인 뉴욕시장 2호’의 탄생은 이제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는 게 대다수의 관측이다. 첫 번째 흑인 뉴욕시장은 1990년 당선된 데이비드 딘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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