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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혜린, '프로듀스 101' 조작 피해→배우로 여는 '제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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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혜린, '프로듀스 101' 조작 피해→배우로 여는 '제2막'

입력
2021.07.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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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프로듀스101' 시즌1 출신 서혜린이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본인 제공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1 출신 서혜린이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본인 제공

"행복해요. 연기를 하는 지금이 좋아요."

5년 전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 걸그룹의 꿈을 안고 당찬 도전장을 던졌던 소녀가 새내기 배우로 돌아왔다.

어쩌면 사람들의 기억에선 빠르게 잊혀졌을 그 시간, 소녀는 예기치 않게 다가왔던 시련을 딛고 더욱 단단하게 성장했다. 새 출발을 반기듯 올해 그의 배우 활동 역시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2막'의 출발점 앞에 선 서혜린을 만났다.

가장 먼저 '배우 서혜린'의 입지를 알리기 시작한 것은 KBS Joy '연애의 참견'이었다. KBS Joy 캡처

가장 먼저 '배우 서혜린'의 입지를 알리기 시작한 것은 KBS Joy '연애의 참견'이었다. KBS Joy 캡처

"첫 촬영, '바로 이거다' 싶었죠."

2016년 출연했던 엠넷 '프로듀스101'(이하 '프듀') 시즌1 이후 실로 오랜만에 마주한 서혜린은 프로그램 출연 당시보다 한층 성숙하고 깊어진 분위기로 시간의 흐름을 가늠케했다. 탈락 이후 소속사 계약이나 별도의 그룹 합류, 개인 활동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던 그이기에 근황이 더욱 궁금해졌다.

서혜린은 "지금 돌아보니 정말 그동안의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라며 "사실 학교에 열심히 다닌 것 외에 활동 등을 하진 않았다.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인 '봄혜린' 역시 자주 업로드하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쑥스러운 대답을 이어갔다.

'프듀' 탈락 후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은 것은 학교 생활이었다. 연기 전공으로 대학교에 진학해 쉴틈 없이 학업을 이어왔다는 그는 현재 4학년 마지막 학기에 재학 중이다.

"나이가 있으니 빨리 졸업을 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미소를 지은 서혜린은 "아이돌 준비를 할 때도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프듀'에 나갔다가 잘 되지 않으면서 이제 '아이돌 준비는 그만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대학교 입시 준비에 전념했다. 이전부터 연기를 계속 배우고 있기도 했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조금 더 집중적으로 연기 레슨을 받은 결과 연기 전공 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다"라고 학업을 택한 배경을 전했다.

아이돌 준비 대신 선택한 연기의 길에서 가장 먼저 '배우 서혜린'의 입지를 알리기 시작한 것은 KBS Joy '연애의 참견'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출연 배우의 공석을 메우기 위한 대타 배우로 나섰던 것.

이후 서혜린은 종종 '연애의 참견'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다양한 사연 속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한 그는 첫 정식 연기 도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애의 참견'을 통해 그런 촬영 현장에 처음 나가봤어요. 처음 촬영했던 날에는 정말 긴장돼서 잠을 못 잤을 정도였죠.(웃음) 엄청 잘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도 컸고요. 그런데 촬영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바로 이거다' 싶었죠. 물론 저의 연기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서 감사히 출연 중이에요."

'프듀1' 출연 당시 SS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으로 출연했던 서혜린은 최종 순위 65위로 아쉽게 도전을 마무리했다. 본인 제공

'프듀1' 출연 당시 SS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으로 출연했던 서혜린은 최종 순위 65위로 아쉽게 도전을 마무리했다. 본인 제공

"'프듀' 탈락, 이제 괜찮아요."

'프듀1' 출연 당시 SS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으로 출연했던 서혜린은 최종 순위 65위로 아쉽게 도전을 마무리했다. 도전은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당시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이 높았던 만큼 종영 후에도 여전히 '프듀' 속 서혜린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지난해 말, '프듀' 시리즈에 대한 제작진의 조작 사실이 밝혀지며 약 4년 만에 서혜린의 이름이 재소환됐다. 당시 65위로 아쉽게 탈락했던 그가 당시 제작진이 가담한 문자투표 조작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많은 이들은 서혜린의 근황에 대한 관심을 표하며 아쉬운 탈락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그 때의 이야기에 대해 본인의 심경을 물었다.

"사실 프로그램 출연 당시에는 제 스스로도 너무 어릴 때라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나서야 '그 때 내가 조금 더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하긴 했어요. 그보다 당시 같이 참가하면서 만났던 친구들과 끝까지 함께 가지 못하게 되면서 그 친구들을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었죠. '그 때 같이 데뷔를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너무 컸거든요. 그 생각은 꽤 오래 갔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잊혀진 것 같아요. 그런데 갑자기 지난해에 다시 제 이름이 소환돼서 너무 놀랐죠. 다른분들이 제 유튜브 채널까지 찾아와서 위로를 해주시더라고요. 전 이제 괜찮아요.(웃음) 그래도 이번 결과를 통해 제가 1차에서 떨어질 인물이 아니었다는 걸 알렸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요. 하하"

'프듀'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이 원하던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그에게 "가수의 꿈은 이제 완전히 접은 것이냐"라는 질문을 덧붙였다. 답은 "YES"였다.

서혜린은 "이제 (가수는) 자신이 없다. 사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커버 영상을 올리는 것도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크다"라는 솔직한 속내와 함께 "연기를 하는 지금이 행복하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그냥 '연기 잘했다'는 말 듣고파"

배우로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켠 서혜린은 웹드라마 '러브 온 라이브(Love On Live)'를 통해 다음 행보를 이어간다.

글로벌이앤비(Global E&B)가 제작하는 5부작 웹드라마 '러브 온 라이브(Love On Live)'는 홈쇼핑 회사를 배경으로 전 연인과 한 프로젝트에서 만나게 된 인턴 사원 정소하(서혜린)와 최서준(윤도건)이 펼치는 아슬아슬한 '전 남친과 썸남 사이' 줄타기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서혜린은 극 중 주인공인 모바일 상품기획팀 소속 인턴 사원 정소하 역으로 분해 1년 만에 다시 만난 전 남자친구 최서준과의 공감 백배 이야기를 그린다.

당초 조연으로 오디션 지원을 했던 서혜린은 운명적인 기회로 제작진에게 주연 리딩 제안을 함께 받았고, 갑작스러운 주연 오디션 제안에 별다른 준비 없이 나가게 된 미팅에서 보여준 솔직 발랄한 모습으로 당당히 주연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오디션을 보고 바로 다음 날 캐스팅 확정 연락을 받았어요. 조연을 예상하고 오디션 지원을 했었는데 주연으로 발탁됐다니 기분은 좋았지만 부담도 컸죠. 촬영 일정도 생각보다 타이트해서 준비를 많이 하질 못했어요. 다이어트도 제대로 못해서 회를 거듭할 수록 점점 통통해지는 저의 얼굴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편안한 촬영 현장 분위기에 매 회 스스로 성장을 실감하며 연기를 했다고 덧붙인 그는 상대 역으로 호흡을 맞춘 윤도건과의 케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혜린은 "'연애의 참견'을 즐겨 봐 왔는데, 그 때 윤도건 배우를 보고 언제 한 번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 상대 배역이 윤도건 배우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라며 "알고보니 저보다 나이가 어리셔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연기 호흡은 좋았다. 모든 면에서 잘 맞아서 화면에서도 잘 나오지 않았을까 기대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곧 베일을 벗을 '러브 온 라이브'를 통해 서혜린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그냥 '연기 잘했다'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라는 소박한 바람을 전한 뒤 "'너무 못했다'라는 말만 듣지 않았으면 한다. 운명적으로 만난 작품인 만큼 이번 작품을 통해서 앞으로도 계속 연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서혜린은 올해 본격적인 작품 출연을 통해 배우로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본인 제공

서혜린은 올해 본격적인 작품 출연을 통해 배우로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본인 제공

"지금부터가 '제2막'"

지난 4년이 준비를 위한 시간이었다면 2021년은 자신의 기다림이 빛을 보는 시간인 것 같다는 서혜린이다.

그는 "정말 지금부터가 '제2막'인 것 같다"라며 "저 역시도 신기하다. 올해 시작이 좋았던 것 같다. 많은 걸 한 것은 아니라도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가는 기분이다. 그간 뿌려왔던 것들이 올해 점점 거둬지는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지금에 안주하거나 성급하게 달려나가기 보다는 차분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겠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서혜린은 생애 첫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어떻게든 연기를, 배우라는 일을 놓지 않고 살아갈 것 같아요. 이제는 배우로서 저의 모습을 지켜봐주셨으면 해요. 저는 연기를 하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큰 욕심을 갖기 보다는 지금 제게 오는 기회들에 충실하고자 해요. 원래 욕심이 없는 편인데 일을 하다보니 계속 연기를 하고 싶고, 일이 없으니 불안하더라고요. 점점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조금 욕심을 부려보자면 앞으로 조금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에요."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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