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실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이과’에 해당하는 미적분, 기하를 수학 선택과목으로 고른 학생 10명 중 3명은 인문계열 교차지원을 염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성적이 좋을수록 인문계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비율도 높아 최상위권 대학 상경계열, 자율전공 등 학과 정시에서 높은 합격선이 예상된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6일 이런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6월 모의평가를 치른 전국 고3 재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학생 중 31.25%는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물리, 기계, 컴퓨터 지원희망 학생 중 교차지원 희망은 33.33%, 의약계열 지원자의 중 교차지원 희망도 26.28%에 달했다. 미적분, 기하 선택학생의 6%가량은 아예 처음부터 문과 전공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2022학년도 수능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국어와 수학 영역을 공통과목(75%)+선택과목(25%) 구성으로 치른다. 하지만 주요 대학 이공계, 의약계열 모집에서 미적분, 기학 선택을 필수로 규정해 자연계 학생 대부분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두 과목을 택한다.
수학 1등급(상위 4%이내)을 받은 미적분, 기하 선택 학생 중 교차지원 희망 비율이 41.76%로 2등급 34.17%, 3등급 25.41%보다 높았다. 상위권 이과 학생들이 문과 교차지원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다. 연구회는 구체적으로 “최상위권 대학의 경영, 경제 등 상경 모집단위와 자연계열과 가까운 통계학과, 자율전공 등의 학과는 정시에서 높은 합격선이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다만 정시 모집 확대, 약학대학 신규 모집, 첨단학과 모집정원 증가를 고려하면 미적분, 기하만 지원할 수 있는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의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학 1등급 중 ‘문과’인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비율은 지난 3월 학력평가 때보다 증가했다. 연구회는 서울 46개 고교 학생 1만여명의 6월 모의평가 실채점 결과 수학 1등급 중 선택과목 비율은 미적분 87.73%, 기하 6.13%, 확률과 통계 6.13%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 표본 학생들의 영어 1등급 비율이 전국 평균(5.51%)보다 월등히 높은 9.77%를 기록한 점을 감안, 전국 평균치를 다시 추계 했을 때 수학 1등급 선택과목 비율은 미적분 86.97%, 기하 5.17% 확률과 통계 7.86%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학령평가에서 수학 1등급 학생 중 확룰과 통계 선택 비율(1.97%)보다 5.98%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배재고 장지환 진학진로부장교사는 “공통과목과 미적분 과목을 어렵게 출제한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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