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이 묘한 매력으로 무장했다. 서현진을 향한 직진남 윤박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강다정(서현진)은 어린 시절 옆집 아저씨의 딸이 되고 싶어 했다. 술을 마시고 폭력성을 드러내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을 벗어난 강다정은 잘 성장해 특급 호텔에 취업했다.
그러나 강다정의 인생은 여전히 순탄치 않았다. "새 출발을 하겠다"며 구구빌딩으로 이사를 결심했지만 그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성과의 관계도 문제였다. 강다정의 친구 박은하(김예원)는 그에게 "쓰레기 모으기로 금메달이다"라고 말했다. 강다정이 그동안 알코올 중독자, 바람둥이, 거짓말쟁이 등과 교제해왔기 때문이다.
강다정과 주영도(김동욱)의 만남은 구구빌딩에서 이뤄졌다. 정신과 전문의인 주영도의 병원이 3층에 자리 잡으며 우연히 마주치게 됐다. 강다정 주영도 박은하 박철도(한민)는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투자사 대표 채준(윤박)은 늘 강다정을 찾아왔다. 강다정과 주영도가 함께 있을 때도 나타났다. 강다정은 주영도에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좋다고 날 두 달 넘게 따라다니는 사람"이라고 채준을 소개했다.
채준은 강다정에게 "연애를 무서워하는 듯하다. 그런 거라면 나랑 만나도 된다. 나랑 만나라"라고 말하며 직진남의 면모를 드러냈다. "천천히 와라"라며 그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채준은 주영도의 병원을 찾아갔다. 그는 주영도에게 "날 감시하는 듯하다"며 경고의 말을 했다. 그러면서 "난 환자로 왔다. 그래야 내가 무슨 무슨 소리를 해도 어디 가서 말 못 하지 않으냐"고 했다. 채준은 강다정과 함께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주영도에게 "강다정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며 섬뜩하게 웃었다. 진단 결과 채준은 소시오패스였다.
주영도는 이후 채준에게 "그 여자 만나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때 강다정이 나타났다. 채준은 평소처럼 "우와, 강다정이다"라고 외치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면서 주영도만 들을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로 "그 여자다"라고 말했다.
'너는 나의 봄'은 극 초반 뻔한 로맨스 드라마의 길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아픔을 갖고 있는 여자 주인공의 근처를 맴돌았다. 무심해 보이던 주영도는 따뜻한 말로 이따금씩 설렘을 선사했고, 윤박은 강다정에게 맹목적인 애정을 보여줬다. '너는 나의 봄'이 준비한 설정이 이것뿐이었다면 시청자들의 즐거움은 강다정이 어떤 남자와 이뤄질 것인지를 점쳐보는 정도에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채준의 존재는 큰 반전을 만들어냈다.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강다정을 향한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강다정이 보지 않을 때 그의 얘기를 하며 짓는 섬뜩한 표정은 긴장감을 더했다. 로맨스 그 자체였던 '너는 나의 봄'에 스릴러적 요소가 갖춰지니 묘한 매력이 생겨났다.
예측할 수 없기에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진다. 정지현 감독이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관전 포인트 중 첫 번째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라는 말도 사실이었다.
우려되는 점은 첫 화에서부터 해결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강다정 주영도 채준의 관계 변화를 그려내야 하며,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힐링 로맨스로 알려져 있는 만큼, 따뜻한 위로도 필수 요소다. 이 모든 것들이 갖춰진다면 신선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로맨스도, 스릴러도 아닌 그저 그런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봄의 따스함과 겨울의 차가움을 모두 전해준 '너는 나의 봄'이 이어갈 이야기에 자연스레 이목이 쏠린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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