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사과 61%, 계란 40%, 파 122% 상승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지수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의 식재료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6월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누계대비 12.6%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1991년(14.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축수산물 물가지수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2011년(12.5%) 이후 10년 만이다. 올 상반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1.8% 올랐다. 2017년 2분기(2.1%) 이후 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장보기 겁나는 소비자 "몇 개 안 샀는데 10만원 훌쩍"
각 품목별 장바구니 물가도 무섭게 뛰었다. 한국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통해 작년과 올해 상반기 주요 농수산물의 평균 소매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사과 10개의 가격은 2만676원에서 3만3,301원으로 1년 만에 61% 올랐다.
배 10개 가격(3만2,571원→4만6,583원)은 43%, 쌀 20㎏ 가격(5만1,636원→6만448원)은 17% 상승했다. 파 1㎏은 2,354원에서 5,226원으로 무려 122% 치솟았다.
1년 전 사과 배 쌀 삼겹살 계란 파를 각각 최소단위로 샀다면 약 11만4,473원이 들었지만 현재 같은 품목을 구매하려면 4만 원이 늘어난 15만5,153원이 필요하다.
특히 계란 한 판 가격은 평균 7,342원으로 지난해(5,269원)에 비해 2,000원 넘게 오른 상태다. 올해 들어 7,000원대 중반으로 치솟은 계란 가격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다. 계란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지난해 겨울 확산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생산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계란 및 가공품 7종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긴급할당관세 지원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고 수입량을 늘리고 있지만 가격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 "하반기부터 안정될 것" vs 업계 "상승 요인이 더 많아"
정부는 하반기부터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곡물, 과실류 수확기를 거치고 계란 공급량을 회복하면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화 추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가격 상승 요인이 더 많다고 본다. 원재료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참치, 스팸, 냉장면 등 식품 가격이 이미 인상됐고 하반기부터 우유, 소맥(밀가루)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 원자재 가격 등이 오르며 소비자 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 물가가 7개월 연속 올랐다”며 “장바구니 물가 상승 요인은 차고 넘치는 상황이라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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