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의 급성장세에 글로벌 TV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액정화면(LCD) TV에 주력해 온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진출할 경우엔, 경쟁사인 LG와 손을 잡아야 해서다. OLED TV의 핵심인 OLED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 주도로 형성됐다. 일단, 삼성전자에선 LG와의 협력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양사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OLED 개화… LG디스플레이 8년 기다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OLED TV 시장점유율은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0%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여전히 LCD TV가 대세지만 조만간 LCD TV 자리를 OLED TV가 대체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OLED 패널은 얇고 선명한 화질을 내는 게 특징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방식이어서 LCD처럼 패널 뒤에서 빛을 비춰주는 별도의 광원(백라이트)도 필요 없다. LCD에 비해 얇지만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두 패널의 가격 흐름은 상반된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재택 근무 탓에 노트북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업체 중심으로 양산되는 LCD 가격도 상승 추세다. 이에 반해 공급량이 늘어난 OLED 패널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다. 지난 2019년 4.6배였던 두 패널 간 가격 차이도 올해 말엔 2배 초반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분위기 속에 LG디스플레이의 전망도 밝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대형 OLED 패널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예상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80% 급증한 809만 대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선 지난 2013년 시장에 뛰어든 이후 적자에 허덕였던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엔 연간 3,000억 원대 영업이익까지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자존심 접고 LG와 손잡나… 삼성전자의 선택은
덕분에 OLED TV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최근 올해 OLED TV 연간 예상 출하량은 연간 610만 대로, 지난해(365만 대)보다 67% 늘어난 수치다. TV 원가의 핵심인 패널 가격에서 상승세인 LCD보다는 하향 안정세인 OLED를 채용하는 TV 제조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TV 중심의 LG전자 HE사업부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1%로, 삼성전자(8.9%)를 앞섰다. OLED TV 사업이 실적의 주요 변수였던 셈이다. 현재 세계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68%로, 압도적인 1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CD TV에 집중해 온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진출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방식의 OLED TV 패널 시제품을 만들었고, 올 연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산량은 월 3만 장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삼성전자 연간 TV 출하량의 1~2% 수준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중국 LCD 패널 업체에 휘둘릴지, 자존심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손잡을 것인지,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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