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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같이 걷자" 스타트업과 손잡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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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같이 걷자" 스타트업과 손잡는 기업들

입력
2021.07.04 2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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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으로 만든 물건. 플리츠마마 홈페이지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으로 만든 물건. 플리츠마마 홈페이지


효성그룹 내 화학섬유 제조업체인 효성티앤씨는 최근 친환경 가방 제작으로 유명한 패션스타트업 ‘플리츠마마’에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의 쓰임새 확대와 더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다. 효성티앤씨는 첫 스타트업 투자로 시장 흐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고, 플리츠마마는 리젠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대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노하우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ESG 경영 확대 분위기가 퍼지면서 대기업과 친환경 스타트업의 동행도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에선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에 책임을 다하면서 미래사업의 노하우 확보도 가능하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지분 투자에 더해진 대기업과 정기적인 제품 및 소재 거래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스타트업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이런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효성티앤씨와 플리츠마마의 협력 사례는 ‘지속 가능한 패션’이 트렌드가 된 패션업계에서도 환영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튼튼하면서도 값도 저렴한 ‘기적의 소재’로 여겨지며 인류에 편리함을 가져다 준 페트병이 친환경엔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고민해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에선 특정 제품에 대해 빠르게 확인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의 반응을 소규모 온·오프라인 행사에 강점을 가진 스타트업에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는 “대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스타트업들과의 다양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실력 있는 친환경 패션스타트업이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을 통해 반박자 빠르게 확인 가능한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대기업 입장에선 긍정적이다.

LG화학 제공

LG화학 제공


다른 기업들도 일찌감치 유망한 친환경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들과 손을 잡고 동반성장의 물꼬를 텄다.

LG화학은 지난 3월 국내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사가 구축할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달 에너지, 물, 폐기물, 기후변화 등 ESG 투자에 주력하는 국내 투자사인 D3쥬빌리파트너스와 함께 밴처캐피털(VC) 펀드를 조성해 친환경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렇게 발굴된 친환경 혁신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과의 연계사업 및 공동연구, 테스트베드 등 다양한 상생모델을 찾겠다는 게 SK에코플랜트 측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친환경 동행’의 순기능에 기대를 걸면서도, ‘친환경 위장술’을 뜻하는 ‘그린워싱'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키면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단 얘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스스로가 갖춘 것을 공유하며 갖지 못한 걸 얻는 모델은 좋게 본다”면서도 “ESG 경영 철학에 스타트업의 마인드를 적용해 끼워 맞추는 식의 그린워싱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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