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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도 폭염 마을, 산불로 사라졌다… 벼락치고 불타는 캐나다 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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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도 폭염 마을, 산불로 사라졌다… 벼락치고 불타는 캐나다 서부

입력
2021.07.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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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연속 加 최고 기온 기록 깬 리턴 전소
2명 사망·250여 명 대피… 내륙 136곳 확산

1일 한 운전자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내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리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바라보고 있다. 리턴=AP 연합뉴스·캐나디언프레스 제공

1일 한 운전자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내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리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바라보고 있다. 리턴=AP 연합뉴스·캐나디언프레스 제공

리턴은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밴쿠버에서 북동쪽으로 약 250㎞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예년 같았으면 섭씨 20도 초반 기온의 서늘한 날씨였을 6월 말 이 태평양 연안 소도시를 폭염이 덮쳤고, 캐나다 최고 기온 기록이 사흘 내리 이곳에서 깨졌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록된 기온은 무려 49.5도였다.

하지만 이건 더 큰 재앙의 전조에 불과했다. 이틀 뒤인 1일 이 마을이 산불로 전소됐기 때문이다. 돌연 나타난 불길이 강풍을 타고 건조해진 숲으로 빠르게 번져 끝내 마을까지 집어삼켰다. 당국이 대피 명령을 내릴 틈도 없었다.

시커먼 연기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자 주민 250여 명은 허겁지겁 탈출을 시도했다. 주민 이디스 로링-쿠항가는 페이스북에 “우리 작은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썼다. 다른 주민 장 매케이는 현지 언론 캐나디언프레스에 “나도 딸도 울었다. 돌아갈 집도 없는데 집 열쇠는 왜 갖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이번 일은 적어도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기세는 리턴만 태우고 멈출 정도가 아니다. 2일 C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껏 주 소방 당국이 확인한 산불 발생 지역은 136곳이다. 특히 브리티스컬럼비아주 내륙 도시인 캠루프스 인근 스파크스레이크 등 9곳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스파크스레이크 산불은 310㎢에 걸쳐 확산 중인데, ‘통제 불가’ 상태라고 한 당국자가 설명했다.

불은 주로 벼락이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당국자는 “어제 하루 주 전역에서 1만2,000회에 달하는 벼락이 관측됐다”며 “대부분이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 부근에서 일어나 산불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현재 200~1,000여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정부는 산불 피해 지역에 긴급 재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2019년 7월 4일 뉴욕 브루클린 다리 위로 벌어진 폭죽 쇼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독립기념일인 2019년 7월 4일 뉴욕 브루클린 다리 위로 벌어진 폭죽 쇼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美 서부는 독립기념일 폭죽놀이 경계령

독립기념일(4일)을 앞둔 미국 서부에는 폭죽놀이 경계령이 내려졌다. 일부 도시의 경우 산불을 막기 위해 공식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일반 주민을 상대로 폭죽놀이를 금지했다고 이날 AP통신이 보도했다. 고기압이 정체하며 반구(半球) 형태의 지붕을 만들어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최근 나타난 오리건, 워싱턴, 애리조나, 콜로라도 등 주들이다. 미 콜로라도대 지구연구소장 제니퍼 볼치는 “건조하고 더운 날씨에 폭죽놀이를 하겠다는 건 끔찍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산불을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결과이자 인간이 탄소 배출로 초래한 재난으로 보고 있다. 열돔 현상을 일으키는 제트기류의 약화는 기후변화의 악영향 중 하나다. 산불을 심하게 만드는 가뭄도 기후변화 때문에 극단화하는 기상 현상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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