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증언 요청 이어 정부에 감독 강화 촉구
"13년간 친부가 후견 빙자 착취" 폭로 파장
미국 의회가 성년 후견 제도 점검에 나섰다. 아버지가 13년간 후견을 빙자해 자신을 착취해 왔다는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40)의 폭로가 불러온 파장이다. 성년 후견제는 독자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성년의 재산 등을 후견인이 대신 관리하게 하는 제도다.
2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맷 개츠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스피어스에게 의회에 출석해 피해를 증언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미국 법 체계가 당신(스피어스)을 부당하게 대우했다. 우리는 돕고 싶다”며 “의회는 현재 상황을 더 개선할 수 있다. 우리는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후견인 제도 때문에) 당신은 삶과 자유, 행복을 빼앗겼다”며 “당신이 무슨 결정을 내리든 우리는 당신 편”이라고도 했다.
관심은 초당적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밥 케이시 등 민주당 상원의원은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장관 및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후견인 제도에 대한 연방 정부의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스피어스 사건은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정과 민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이미 연예인 동료들은 스피어스를 지지하고 나선 상태다. 1999년 나란히 데뷔, 함께 유명 팝 가수로 성장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41)가 대표적이다. 최근 트위터에 10대 시절 사진과 더불어 “여성이 삶을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모든 여성은 자신의 신체와 사생활, 공간, 치유, 행복에 대한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현재 스피어스는 후견인 자격을 놓고 아버지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법원 심리에 화상으로 참석해 친부 제이미 스피어스가 13년 동안 후견인 지위를 유지하며 자기 삶을 속박하고 통제했다고 증언했다. 강제 피임 피해까지 드러내며 “나는 노예가 아니다. 아버지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피어스의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는 2008년 약물 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딸의 후견인이 돼 지금껏 그녀의 재산, 의료, 세금 관련 문제를 관리해 왔다. 스피어스의 자산은 5900만 달러(68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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