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바꿨다. UNCTAD 설립 후 57년 역사상 개도국을 벗어나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UNCTAD는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마지막 날 회의에서 컨센서스(의견 일치)로 이 같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1964년 설립된 UNCTAD에서 이러한 지위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위 변경에 대해 주제네바 파키스탄 대표부 대사는 개도국 그룹 중 아시아ㆍ태평양 그룹을 대표해 “한국이 여러 그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유럽연합(EU)도 한국의 선진국 그룹 포함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UNCTAD는 창설 결의에 따라 공식적으로 아시아ㆍ아프리카 등 주로 개도국이 포함된 그룹 A와 선진국의 그룹 B, 중남미 국가가 포함된 그룹 C, 러시아 및 동구권의 그룹 D 등 4개 그룹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그간 그룹 A에 포함됐으나 이번 안건 통과로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1개국이 속해 있던 그룹 B로 옮기게 됐다. UNCTAD는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 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정부 간 기구로, 무역 및 개발에 관한 정책 연구와 개도국 대상 기술 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회원국은 모두 195개국이며, 한국은 1964년 3월 가입했다.
다만 한국이 그룹 B로 이동했지만 실질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UNCTAD 내 실질 협상은 비공식적으로 77개 개도국 그룹(G77)+중국, EU, EU를 제외한 기타 선진국 그룹(JUSSCANNZ),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 정치 그룹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한국은 UNCTAD 가입 당시 G77에 속했지만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후 G77을 탈퇴한 상태다. 현재는 미국과 일본, 스위스, 캐나다, 터키 등이 포함된 JUSSCANNZ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사실상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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