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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퇴짜에 크래프톤 '납작', 카뱅 '눈치'… 예비 상장사들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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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퇴짜에 크래프톤 '납작', 카뱅 '눈치'… 예비 상장사들 '벌벌'

입력
2021.07.02 19: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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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작년 IPO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0→7건
올해도 같은 기류…크래프톤·SD바이오센서 퇴짜
개미 투자자 눈높이 맞추기 위해 검증 강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공모가 거품 논란을 샀던 예비 상장사 크래프톤이 금융감독원의 '재검토 요구'에 스스로 공모가를 낮추면서 납작 엎드렸다. 상장을 준비 중인 카카오뱅크도 크래프톤 사례를 의식한 듯 공모가를 장외가보다 절반 넘게 낮춰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 움직임에 증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날 금감원에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 희망 범위를 당초 제시안보다 5만 원 이상 낮은 40만~49만8,000원으로 수정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냈으나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자 공모가를 다시 산정했다.

현행 규정상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려는 기업은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증권신고서가 금감원 심사를 통과해야 해당 기업은 상장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

금감원은 공모가를 낮추라고 크래프톤을 대놓고 압박하진 않았다. 다만 투자자에게 더 구체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공모가 산정 기준을 명확히 기재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장에선 크래프톤이 비교 대상으로 미국 월트디즈니 등을 제시하는 등 기업가치를 고평가한데 따른 '퇴짜'의 의미라고 평가했다. 실제 크래프톤이 다시 낸 정정 증권신고서에서는 월트디즈니가 빠졌다.

공모주 청약 열풍에…IPO 증권신고서 검증 세졌다

크래프톤이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이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에 뒤이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카카오뱅크는 금감원을 의식한 모습이 역력했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희망 범위를 3만3,000~3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주당 10만 원인 장외시장 거래가격의 40% 수준이다.

올해 공모가를 낮춘 기업은 크래프톤 말고 또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인 SD바이오센서는 지난 5월 낸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6,000~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지난달 4만5,000~5만2,000원으로 낮췄다.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잦아지자 예비 상장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는 과정에서 상장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8, 2019년 한 건도 없었던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는 지난해 7건으로 늘었고 올해 역시 비슷한 기류다. 상장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자, 개인투자자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금감원의 검증 강도도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관심이 지난해부터 늘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는 주식시장을 잘 모르는 분도 투자하려는 기업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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