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과 온·오프라인 협업
풀필먼트 센터 갖춰야 비로소 '속도' 경쟁
유통업계에 ‘퀵 커머스(quick commerce)'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들은 앞다퉈 당일배송에 새벽배송, 2시간 내 배송 등 속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비자들도 어느새 빠른 배송을 당연시하게 됐다. 방금 주문한 물건을 2시간 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①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 확보 ②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발주 ③온·오프라인 협업이 퀵 커머스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풀필먼트 센터 확보해 전국을 당일 배송권으로"
3일 업계에 따르면 퀵 커머스의 선두주자는 쿠팡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이란 이름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켓배송은 직접 상품을 사들여 일정 이윤을 붙여 판매하는 ‘직매입’ 구조에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해야 가능한 방식이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주문·입고·보관·배송 과정을 통합한 것으로 집하와 간선(서브-허브, 허브-서브) 단계를 생략해 배송 속도를 높인다. 전국에 170여 물류센터를 확보한 쿠팡은 오는 2025년까지 서울을 제외한 7개 지역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는다. 전국 모든 지역을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 이내’에 둬 당일·익일 배송권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예측 발주시스템 도입...주문 전 이미 도착한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배달하는 ‘샛별배송’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에 냉장·냉동식품을 받을 수 있다. 마켓컬리는 소비자가 어느 정도로 주문할지 미리 예상해 ‘예측발주’를 한다. 주문한 시점에 해당 상품은 이미 물류센터에 도착해있다는 의미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데이터 예측율을 높여 재고율이 2% 이내”라며 “냉장, 냉동, 상온으로 구성한 풀 콜드체인을 운영해 산지에서부터 식탁에 오르기 직전까지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배달업체, 오프라인 채널과 '협업'도
2시간 내 배송을 내건 곳도 있다.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 중인 네이버다. 네이버는 동네 전통시장의 신선한 식재료와 반찬, 간식 등을 2시간 내 배달하는 서비스를 스타트업, 지역 배달업체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늘 만든 따끈따끈한 시장 먹거리를 바로 받아들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며 "참여 중인 전통시장이 지난해 초 10곳에서 1년 6개월 만에 105곳으로 10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릴레이 배송’ 등으로 퀵 커머스에 대응 중이다. 릴레이 배송은 배달 기사가 물건을 집 앞까지 일일이 갖다주는 대신 특정 지점까지만 배송하고 이후는 오토바이 등을 이용한 전문업체가 맡는 방식이다. 배송 가능 물량이 배로 늘어나고 시간은 크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마트가 올해 초 릴레이 배송을 시작했다.
이 외에 신세계는 이마트 매장을,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수퍼마켓을 배송 거점으로 삼아 빠른 배송에 나서고 있다. 온·오프라인 사업을 연계해 '라스트마일 배송'(고객에게 가는 마지막 구간의 배송) 시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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