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자동차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사간 13번의 교섭에도 접점 찾기에 실패하고 임단협은 결렬되면서다. 노조는 즉시 파업 준비 절차에 돌입했고, 3년 만에 '무분규 타결'은 물 건너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사는 13일 울산공장에서 하언태 현대차 사장, 이상수 노조위원장 등 양측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21 임단협 제13차 교섭을 가졌지만, 결국 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금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내걸었다. 반면 이날 사측은 기본급 5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 원, 10만 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제시했다. 1,000만 원 상당의 임금 인상안이 포함됐지만, 노조 측에서 조합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보기술(IT)업체들의 경우 인원 구조나 원가 구조가 제조업과 차이가 크고, 현대차는 지금 미래 사업 때문에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중"이라며 "지난해 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들이 노력한 부분에 감사를 표하며 제시안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결렬 선언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다음 달 5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이틀 뒤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실행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상수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현 집행부는 실리·합리 성향으로, 건설적 노사 관계, 집중 교섭에 이은 빠른 임단협 타결을 표방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무분규 교섭이 가능했던 것도 사측과 적극적인 소통, 조합원의 양보 등을 이끌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 사이에서 이 위원장 체제부터 직원들의 실질 임금이 낮아졌다는 비판도 커졌다는 점에선 파업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든 형편이다.
노조 관계자는 "쟁의 기간이라도 사측이 납득할 만한 안을 제시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하겠다"며 "휴가전 타결을 위해 인위적으로 교섭을 진행시키기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교섭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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