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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괭생이모자반 사라지자 파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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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괭생이모자반 사라지자 파래 습격

입력
2021.06.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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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 해안 구멍갈파래 대량 발생
해수욕장 개장 시기 맞물려 수거 비상

괭생이모자반이 사라진 자리에 또 다른 불청객인 구멍갈파래가 대거 유입돼 제주 해안을 점령했다. 사진은 제주 동부해안 지역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 밀려든 구멍갈파래. 독자 제공

괭생이모자반이 사라진 자리에 또 다른 불청객인 구멍갈파래가 대거 유입돼 제주 해안을 점령했다. 사진은 제주 동부해안 지역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 밀려든 구멍갈파래. 독자 제공

제주 해안이 또다시 '바다의 불청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골칫거리 괭생이모자반이 사라진 자리에 이번엔 구멍갈파래가 대거 밀려들면서 해안 곳곳을 점령했다. 7월 1일 개장을 앞둔 제주 지역 해수욕장과 해양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제주시 조천읍에서 서귀포시 성산읍까지 이어지는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구멍갈파래가 해변에 대량 유입되고 있다. 구멍갈파래는 항만, 방파제 건설 등으로 조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동부해안을 중심으로 다량 발생하고 있다. 구멍갈파래는 해안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썩으면서 악취가 심하게 나고, 파리 등 벌레까지 꼬여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구멍갈파래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수온 상승과 일조량 증가 등의 이유로 유입되는 양이 크게 늘고 있다"며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 맞물려 구멍갈파래 양도 많아지고 있는 등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멍갈파래는 영양염류 흡수율이 월등히 높고, 다른 해조류를 결핍시키는 등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질소 과다 등 해양 환경 변화와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은 아직 되지 않고 있다.

도는 그동안 수년째 구멍갈파래 제거와 활용 연구를 진행했지만 획기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도는 1999년부터 20년 넘게 굴삭기와 인력을 동원해 구멍갈파래 수거 작업만 되풀이하고 있다. 구멍갈파래 수거와 처리에 투입되는 예산만 매년 10억 원 안팎에 이른다. 연도별 도내 구멍갈파래 수거량은 2017년 1,812톤, 2018년 3,300톤, 2019년 2,405톤, 지난해 3,400톤 등이다. 수거된 파래는 화장품이나 전복용 사료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대부분 모래와 섞여 있어 수차례 공정 과정을 거쳐야 하고, 비용도 상당해 활용에 한계가 따르는 상황이다.

도는 앞서 지난 1월부터 제주 연안에 유입된 또 다른 ‘바다 불청객’인 괭생이모자반 수거에 나서 결과 지난 5월 중순까지 25톤 트럭 389대분이 넘는 9,733톤을 수거했다. 올해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수거 작업을 처음 시작한 2015년(1만1,971톤)에 이어 최근 7년 사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도 관계자는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는 경관을 훼손하고, 심한 악취로 인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수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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