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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는 남녀 전유물 아니다… 性 다양성에 관대해지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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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는 남녀 전유물 아니다… 性 다양성에 관대해지는 지구촌

입력
2021.07.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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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미인대회 본선 가는 첫 트랜스젠더女
스페인에선 16세부터 자유롭게 性 변경
佛, 미혼女·동성커플에도 체외수정 허용

매년 세계 각국에서 퀴어(성소수자) 축제 퍼레이드가 열리는 28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성소수자 권리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발렌시아=로이터 연합뉴스

매년 세계 각국에서 퀴어(성소수자) 축제 퍼레이드가 열리는 28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성소수자 권리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발렌시아=로이터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州) 미인 대회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 여성 카탈루나 엔리케스(27)가 경쟁자 21명을 물리치고 네바다 대표로 선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트랜스젠더 여성으로는 올 11월 처음 미스 USA 본선에 출전하는 그녀는 “대회 출전은 트랜스젠더 권리 옹호와 차별 철폐를 위해서이기도 했다”며 “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性)만 살고 사랑하고 결혼하던 세계에 다양한 성 정체성과 취향을 가진 이들의 ‘커밍아웃’으로 인해 생긴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다. 권리가 남녀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보편화하고 각 나라에서 제도로 구현되면서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미인 대회 입상은 성소수자에 지구촌이 관대해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이다.

하지만 인정뿐 아니다. 권리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만 16세부터 의사 소견 없이도 자유롭게 주민등록상 성별을 변경할 수 있게 허용하는 이른바 ‘성별 자기 결정권’ 법안이 통과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스페인에서 ‘트랜스젠더의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평등을 위한 법’이 통과돼 성소수자 권리 측면에서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레네 몬테로 양성평등부 장관은 가디언에 “LGBTI(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간성)의 권리, 특히 트랜스젠더 권리 역사상 획기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제도상 ‘정상 가정’의 개념 범주도 확대일로다. 미 위스콘신주에서는 법안의 의회 통과에 따라 7월 1일부터 신생아인 자녀의 출생증명서에 부모를 성중립적(gender-neutral)인 단어로 표기해 넣을 수 있게 된다. 앞으로는 출생증명서에 ‘아버지-어머니’ 대신 구체적 성별 구분이 없는 ‘부모-부모’나 ‘아기를 낳은 부모’ 같은 기입이 가능하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런 변화는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가정을 존중하고 포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하원은 미혼 여성이나 여성 동성 커플도 불임 관련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생명윤리법안을 가결했다. 이성 커플만 가능했던 불임 시술이 모든 여성으로 확대된 건데, 남녀만 아이를 가지라는 법이 없어지면서 더 많은 이들이 체외 수정, 인공 수정 등을 통해 출산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개인의 자유, 인권, 다양성은 서방이 명시적으로 표방하는 가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헝가리와 폴란드를 콕 집어 “여러 회원국에서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반자유적 보수주의가 나타나 서구 자유 민주주의 핵심을 구성하는 가치들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의회가 학교 성교육 및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안을 집권당 주도로 통과시킨 데 대한 문제 제기였다. 폴란드 역시 우파 민족주의 성향 집권 세력의 사법부 장악 등 법치 훼손 논란과 반(反)여성인권 행보로 EU 내부에서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스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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