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줄기 캐듯... 성매매 거부 여중생 폭행 사건 '27명' 추가 검거

경찰, 가출 청소년 성매매로 수사 확대 결과
알선 12명, 성 매수 15명 등 27명 추가 검거
19~49세,? 직장인 등 성매수남 '범행 인정'

게티이미지뱅크

경북 포항에서 또래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며 집단 폭행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성매매를 시키거나 성매수한 남성 27명을 붙잡았다. 성매수 남성 중에는 성인이 갓 된 10대도 있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여중생을 상대로 성매수를 한 혐의로 B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12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가출한 여중생에게 접근해 편의를 제공한 뒤 이를 구실로 조건만남을 강요하고 성매수남에게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주 역할을 한 이들은 조건만남을 통해 성매수남으로부터 15만원을 받으면 5만원을 여중생에게 주고 10만원을 가로챘다.

B씨 등 15명은 '조건만남' 앱을 이용해 여중생을 상대로 성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수남 직업군은 회사원 등 다양하며 모두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은 지난 5월 여중생들이 또래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집단 폭행한 사건이 불거진 뒤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27명의 범행을 추가로 밝혀냈다.

포항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은 C(19)군이 여중생들에게 오토바이 수리비 대신 성매매를 강요하면서 비롯됐다. C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여중생 3명에게 성매매할 여학생을 구해오라고 지시했고, 여중생들은 지난 4월 27일 또래 여중생 D양을 협박, 성매매를 강요했다.

D양의 완강한 거부로 미수에 그친 여중생들은 D양의 신고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또래 여중생 2명을 더 모아 지난달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3시간 동안 집단 폭행했다. 여기에 남성 2명이 여중생들의 연락을 받고 폭행에 가세, D양을 차에 태워 이동하며 담뱃불로 허벅지를 지지고 막대기로 때렸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