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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법' 불발 배경에는 '여당 내 이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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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법' 불발 배경에는 '여당 내 이견' 있었다

입력
2021.06.29 0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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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강기윤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강기윤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술실 내부 폐쇄회로(CC)TV 의무 설치법(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논의는 충분히 진행했고 법안 처리를 기대하는 여론도 확인된 만큼 6월 임시국회에서 종지부를 찍자는 주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부터 대선주자까지 가세해 사실상 '당론'에 가까운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실은 완전한 단일대오를 형성한 것이 아니었다.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여당에서 법안 개정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레드팀' 역할을 한 이는 신현영 의원이었다. 의사 출신으로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지낸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CCTV 설치법 발의했지만 '수술실 내부 설치'엔 신중

신 의원은 의료법 개정의 필요성에는 찬성한다. 당 원내대변인인 신 의원은 지난 1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수술실 CCTV 문제는 최우선으로 처리돼야 할 민생문제"라며 "국민의힘도 더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지난해 12월엔 의료기관 내에 CCTV를 설치하는 근거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나 신 의원이 법안소위에서 신중론을 편 지점은 수술실 '내부'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문제였다.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 대안은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소위에서 '수술실 내에'라는 문구를 '수술실에'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수술실 내부 설치 의무화'를 주장하는 여당과 '입구 설치 의무화'를 주장하는 야당 간에 절충하겠다는 시도다. 신 의원은 "이렇게 해서 조금 더 수술실의 어디에 할 거냐에 대한 여지를 열어놓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CCTV법 처리를 위한 명분으로 꼽는 '압도적 찬성 여론'에 대해서도 신 의원의 해석은 달랐다. 지난해 12월 국회 복지위 차원의 여론조사에서 CCTV 설치 의무화에 찬성하는 응답은 89%였다. 이에 신 의원은 "설문 문항에서 '내부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걸 동의하느냐'라는 설문은 제가 본 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여론이 제대로 파악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의원은 이 밖에 △경기도 CCTV 설치 시범사업에서 환자들의 촬영 동의율이 50%에 미달하는 경우 존재 △의료인 동의 없이 환자 동의만으로 CCTV를 촬영하게 하는 건 부적절 △외과 등에 대한 기피 현상 심화 등을 들어 법안 처리에 신중한 접근을 주장했다.

법안에 반대하는 '의사협회 입장' 반영됐나?

신 의원의 소신과 절충 시도에 대한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법안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은 필요하지만, 원내지도부 일원으로서 지도부가 정한 방침을 따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야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법안 처리가 미뤄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법안의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소위 회의록에 드러난 신 의원의 입장에는 원내지도부 일원이라는 인식보다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인식이 보다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 의원은 예상치 못한 법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견 제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2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든 법이 현장에서 안착되고 순기능이 확대되려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도 고려해서 가자는 목소리를 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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