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 골프팀이 미국여자골프(LPGA)에서 7개 대회 연속 무관에 그치면서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여자 골프는 112년만에 부활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골프여제' 박인비(33)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다음달 열리는 도쿄올림픽 메달 전망은 사뭇 다르다.
국제골프연맹(IGF)은 6월 마지막주 기준 세계랭킹에 의해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다.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4명 이상이 포진한 국가에서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리우 때와 마찬가지로 4명이 출전하게 된다. 6월 셋째주 기준 세계 1위 고진영(26), 2위 박인비, 4위 김세영(28), 그리고 8위 김효주(26)의 출전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세계랭킹만 놓고 보면 여전히 한국 여자팀은 세계 최강이다. 그러나 최근 성적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올 시즌 LPGA투어서 한국 선수들은 14개 대회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2승만을 합작하고 있다. 5월 김효주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28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까지 최근 열린 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무관에 그쳤다. 올 시즌 열린 메이저 대회 3개에서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경쟁 국가의 선수들은 파죽지세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미국은 한국과 함께 올림픽에 4명의 선수를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
특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두는 등 시즌 3승을 올린 넬리 코다(미국)가 선봉에 서 있다. 코다는 세계랭킹 3위였지만, 이번 우승으로 새로 발표되는 랭킹에서 세계 1위 고진영과 2위 박인비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차지할 예정이다. 이 밖에 대니얼 강과 렉시 톰프슨, 제시카 코다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순위에 올라 있다.
동남아 선수들의 도전도 거세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슈퍼 루키' 패티 타와타나킷(태국),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으로 모국에서 부활을 선언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퓨어실크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둔 쉬웨이링(대만)이 판도를 흔들었다. 여기에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는 유카 사소(필리핀)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홈 무대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일본 선수들도 경계 대상이다. 현재 일본 올림픽 여자골프 대표는 세계랭킹 10위인 하타오카 나사가 거의 확정된 가운데 두 번째 선수는 이나미 모네가 근소한 점수 차이로 앞서고 있다.
부활한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 역시 한국선수들과 메달 색깔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지(세계 14위)와 함께 호주 대표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되는 해나 그린(세계 15위)의 샷도 최근 무척 매서워졌다.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세계 5위)도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강자다. 다크호스들이 즐비해서 올림픽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누구든 메달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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