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유권자들의 '허니문'이 끝났다. 이 대표 덕분에 뛰어오른 국민의힘 지지율은 약 2주 만에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준석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이 대표가 꼭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①'감동적인' 대선 경선 레이스를 만드는 것 ②제1 야당 대표의 '정책 능력' 입증이다.
잦아드는 이준석 효과… '파격' 다음의 스텝은?
'이준석 현상'은 조용해지는 추세다. 이 대표는 11일 취임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의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 대표 취임 전인 이달 1주 28%에서 3주 32%까지 올랐다가 4주엔 30%를 기록했다.
이 대표의 힘은 '파격'에서 나왔다. 지하철과 따릉이로 출근하는 모습으로 권위적인 정치 문화에 균열을 냈다. 호남을 잇달아 방문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해 스스로 '젊은 보수'임을 강조했다.
유권자들은 파격에 식상하기 마련이다. '이준석표 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하지만, 그 실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표가 여의도 정치 문법을 깨면서 2030세대의 관심을 끈 건 확실하다"며 "지금의 관심을 대선까지 이어갈 만한 인물 영입이나 정책 변화 같은 '정치 혁신 가능성'은 아직 보여주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과제① 감동 있는 대선후보 경쟁 연출
국민의힘에는 경쟁력을 입증한 대선주자가 여전히 없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외부 주자에 쏠려 있다.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대선 플랫폼으로 외부 주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그래서 '국민의힘이 주도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에 이준석 체제의 성패가 달렸다. 그러나 최 원장을 제외한 다른 3명의 주자는 국민의힘과 손잡는 것에 현재로선 미온적이다.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과 동시에 윤 전 총장을 강하게 견제하는 등 외부 주자를 밀어내는 힘도 존재한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통 보수 지지층을 붙잡아 두면서 새로운 인물들을 포용해 외연을 확장하는 게 이 대표의 1차 과제"라고 짚었다.
과제② 제1야당 젊은 대표의 정책 대안 제시
이 대표가 '극장 정치' '보여주기식 정치'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제1야당 대표로서 '정책적 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의 치명적 약점을 '정책 능력'이라고 꼽는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이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수술실 내부 폐쇄회로(CC)TV 설치 법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건 정책 지향점을 묻는 일종의 '테스트'였다. 이 대표는 "좀 더 논의가 숙성될 필요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고, 민주당은 보수의 틀을 깨지 못한 이 대표의 이 같은 모습을 호재로 본다.
내년 대선에선 부동산 정책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을 어떻게 수정해 유권자를 만족시킬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한 적이 없다.
국민의힘의 영남 지역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변인 토론배틀이나 일반인 정책 공모 등으로 정치 문턱을 낮추는 데 주로 힘을 쏟고 있는데, 앞으로는 당대표로서 집권 전략과 정책 비전 등 미래를 얘기하는 데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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