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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으면 2.6㎏이나 찌는데…

입력
2021.06.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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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은 뒤 '건강한' 간식을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 체중이 늘어나지 않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담배를 끊은 뒤 '건강한' 간식을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 체중이 늘어나지 않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은 모든 암 사망 원인의 3분의 1 정도일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ㆍ만성 폐 질환의 주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 탓에 선뜻 금연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금연에 도전하면서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담배를 끊으면 체중 2.6㎏ 늘어

금연한 뒤 살이 찔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흡연 자체가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면 체온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하루 200㎉ 열량을 더 소모된다.

또 담배 속 니코틴은 식욕 억제 효과를 일으킨다. 국내 대학병원이 다이어트에 나서는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런 이유로 다이어트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줬다.

이 때문에 금연하면 하루에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지만 평소보다 200㎉를 덜 소모하게 돼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

금연한 뒤 몸무게가 늘어나는 다른 요인도 작용한다. 소재용 365mc 영등포점 대표원장은 “금연하면 미각이 회복되고, 금단 현상을 군것질로 채우려는 습관이 생기며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금연한다고 갑자기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체 항상성 덕분이다. 금연에 나서는 사람들은 평균 2~3㎏ 정도 체중이 늘어난다. 호주 테즈매니아대 연구팀이 흡연자 38만8,432명과 금연자 6만3,403명의 데이터를 5년간 조사한 결과, 금연으로 인한 체중 증가는 2.6㎏에 불과했다.

◇금연 후 ‘건강한’ 간식 먹고ㆍ운동해야

금연 후 살찌는 것을 막으려면 금연 한 달 이내 갑자기 식욕이 당기는 ‘미각 회복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금연 초기에는 식사량이 늘어나기보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과 식욕이 헷갈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사탕ㆍ초콜릿ㆍ과자ㆍ탄산음료ㆍ달콤한 커피를 찾는 빈도가 높아진다. 이들 간식을 하나 둘씩 먹다 보면 배는 부르지 않아도, 탄수화물ㆍ열량 섭취가 크게 늘어나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손이 닿는 곳에 무설탕 금연 껌ㆍ사탕 등을 갖춰 두는 것이 좋다.

소 대표원장은 “금연 후 늘어나는 식욕을 다스리려면 채소 스틱 등을 먹는 게 이상적이지만 매번 챙기기 쉽지 않다”며 “대신 일상에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 등을 나눠 먹거나 말린 베리류ㆍ다크초콜릿 등을 챙겨 먹으면 건강한 단맛까지 챙길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물을 수시로 마시면 니코틴 배출을 도울 뿐만 아니라 담배 생각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금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영국 엑시터대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금연할 때 운동을 병행한 사람과 운동하지 않고 금연한 사람의 뇌 움직임을 비교한 결과, 운동이 흡연 욕구를 줄였다.

운동 자체가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늘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흡연 생각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담배를 피우면 도파민이 증가하는데 금연하면 이 농도가 떨어져 금단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낮아진 도파민 농도가 다시 올라가며 흡연할 때와 비슷한 정서적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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