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교생 절반이 다문화 학생… 대구 북동초의 '변신'은 무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교생 절반이 다문화 학생… 대구 북동초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21.06.25 18:42
0 0

전교생 292명 중 114명이 다문화 가정
교내에 힐링숲, 카페형 도서관 조성 등
소통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 견인차 톡톡

대구 북동초가 최근 교내에 새롭게 조성한 어울림 숲.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가 최근 교내에 새롭게 조성한 어울림 숲. 김재현 기자

대구 대표적 다문화학교인 달성군 북동초등학교가 지역통합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학교와 지자체,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동초에 따르면 이 학교는 전교생 292명 중 114명이 다문화가정 학생들이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필리핀 등 국적도 다양해 '국제학교'로 불린다. 학교 주변의 논공공단에 취업한 외국인근로자나 결혼이주여성이 많은 때문이다.

부모의 국적이 다양한 만큼 교내외 소통에 어려움이 많을 법도 하지만 정반대다. 교실과 운동장에는 한국어를 비롯한 세계각국의 언어가 뒤섞여 그 만큼 역동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와 소통도 남다르다. 학교와 주민들이 합심해 다양한 소통의 채널을 가동함에 따라 주변 분위기도 밝아진다는 여론이 많다.

대구 북동초 학생들이 교내에 새롭게 조성된 어울림숲에서 야외 수업을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들이 교내에 새롭게 조성된 어울림숲에서 야외 수업을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화합하고 배려하는 어울林'이 대표적이다. 운동장 한켠의 740㎡ 부지에 달성군에서 7,000만원을 지원받아 조성한 힐링 숲 정원이다. 메리골드, 금어초, 페튜니아, 안개초 등, 14종 600포기의 꽃을 학생들이 직접 심었다.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된 안내판까지 세워졌다. 같은 문화권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던 학생들은 어울림 숲에서 서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아직은 외부인에 개방을 못하지만, 정상화하면 학생과 학교, 지역사회 모두의 힐링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경숙 북동초 교감은 "어울림 숲은 다문화 학생이 많은 북동초 학생들의 정서안정과 생태적 감수성을 증진하고 애교심을 기르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교실에만 머물지 않고 좀 더 활동적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북동초 학생들이 높새 글마루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들이 높새 글마루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들이 교실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한 수업을 듣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들이 교실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한 수업을 듣고 있다. 김재현 기자

지난 4월 새롭게 문을 연 도서관은 책만 읽거나 빌려가는 곳이 아닌 학생들의 쉼터로 탈바꿈했다. '높새 글마루'란 이름이 붙은 도서관은 학생들이 가장 자주 찾는 공간이 높새 글마루는 순수 우리말로 '높'은 북쪽을, '새'는 동쪽을 가리키는 말이고 책(글)을 마루처럼 편안한 장소에서 읽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종전보다 1.5배로 확장했고, 학습과 독서 공간을 분리했다.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외국어 서적도 많이 들여 놓았다.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다문화 가정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외국 서적은 시중에서도 구하기 힘들고, 구입비도 비쌌지만 도서관 담당 사서 선생님이 일일이 발품을 팔아가며 책을 구비했다.

대구 북동초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학교 주변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학교 주변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학교 주변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북동초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학교 주변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재현 기자

골칫거리였던 학교 주변 쓰레기 투기 문제도 학생들의 자원봉사와 달성군의 공공근로사업, 투기단속반 배치 등으로 해결했다.

지역 주민들도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남리 부녀회, 주민, 노인회는 교문 앞에 꽃길을 조성했다. 화단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거나 아이들 교통안전펜스 설치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제갈강기 남2리 이장은 "아이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주민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며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밝은 환경을 유지,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태순 북동초 교장은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온 지역사회가 함께 발벗고 나서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은솔 대구한국일보 인턴기자

김재현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