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회의서 '인익스프레시블섬' 특별보호구역 지정
12만 펭귄의 서식지인 남극 '인익스프레시블섬(Inexpressible Island)'이 우리나라 주도하에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보호구역은 영토 개념과 무관하다. 하지만 지정 제안부터 지정 이후 관리까지 특정 국가가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이런 상징적 의미 때문에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하다.
환경부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비대면으로 지난 열흘간 열린 '제43차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회의(남극회의)'에서 한국, 중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제안한 '인익스프레시블섬'이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주도해 남극특별보호구역을 지정한 건 2009년 세종기지 인근의 '펭귄마을'이라 불리는 '나레브스키 포인트' 이후 두 번째다. 우리나라는 중국, 이탈리아와 함께 2019년 처음 이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제안했다.
펭귄마을이 남미의 칠레와 가까운 세종과학기지 근처에 있다면, 인익스프레시블섬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마주보고 있는 장보고과학기지 근처의 섬이다. 펭귄과 해표 등 해양 동물의 먹이 활동에 유리한 곳인 데다, 섬 면적도 3.31㎢로 펭귄마을의 3.4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이 섬에 번식하는 펭귄 둥지 수도 3만여 개로 펭귄마을보다 6.4배 많다. 둥지 수가 3만여 개면, 둥지당 알을 2개 낳는다고 보면 12만 마리의 펭귄이 살고 있다는 의미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 자연적, 과학적, 미학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들이 남극의 특정 지역에 대해 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하면 협의당사국회의에서 타당성을 검토, 승인한다. 보호구역이 되면 지정을 제안한 국가가 생태계 조사, 환경관리, 출입자 통제 등 관리계획을 주도적으로 수립, 시행한다. 현재 16개국이 총 72개의 보호구역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유호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인익스프레시블섬의 보호구역 지정은 국제사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적 기여에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동 제안 국가들과 협력해 섬의 보호와 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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