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 연임 유력
내전 중인 티그라이 지역 공습 가해
"80명 사망"... 국제사회 비난 고조
에티오피아 총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 있는 한 마을 시장에 정부군이 공습을 가해 최소 50명 이상이 숨졌다. 이번 총선 초반부터 아비 아머드 현 총리의 연임이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곧바로 반정부 세력을 겨냥한 공격에 나선 셈이다. 201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지 1년 만에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티그라이 내전’을 일으킨 아머드 총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의 토고가 마을 한 시장에 정부 군용기가 투하한 폭탄이 떨어져 수십 명이 사망했다. NYT는 유엔 관리의 개인보고서를 확인한 지역 보건당국을 인용해 “80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사망자가 최소 51명이며, 실종자 33명, 부상자 10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부상자 중 50명 이상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티그라이 지역에선 지난해 11월 발발한 ‘티그라이 내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지역 주도권을 쥔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는 2018년 4월 출범한 연립정부에 참여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며 이탈하는 등 아머드 총리와 갈등을 겪었는데, 결국 아머드 총리가 ‘내란 진압’을 명분으로 연방군을 투입하면서 내전이 발발했다. 현재까지 수천 명이 숨지고, 2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번 공습은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TPLF의 전 지도자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YT는 “8개월간의 내전 중 가장 치명적 사건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군 대변인과 총리실 대변인은 그러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 21일 시작된 총선과 관련, 현지 언론들은 아머드 총리가 소속된 집권 여당 번영당(PP)이 무난히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바로 다음날 정부군이 반군 장악 지역에 대규모의 공격을 퍼부어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킨 셈이다.
국제사회에서도 ‘노벨평화상 수상’에 걸맞지 않는 아머드 총리의 행보에 대해 비판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아머드의)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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