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타도'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 아들?
경제 성장ㆍ남중국해 문제 해결 기여
필리핀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해결에 기여한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베니그노 아키노 3세) 전 대통령이 24일 수도 마닐라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1세.
이날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고인은 상태가 나빠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지속적인 폐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이 사인으로 거론된다. 필리핀 각지에는 "푸른 바다처럼 청렴했던" 고인을 애도하는 조기가 내걸렸다.
마닐라 태생인 고인은 마르코스 독재 정권 타도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과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1남4녀 중 셋째이다. 미국으로 망명했던 아버지는 1983년 귀국하다 마닐라 공항에서 암살됐고, 어머니는 마르코스 정권을 무너뜨린 1986년 민중 혁명을 이끈 뒤 국민 지지로 대통령에 올랐다. 고인은 1987년 반란군이 쏜 총탄 다섯 발을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노이노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고인은 1998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09년 숨진 어머니에 대한 국가적 추모 열기와 청렴한 이미지에 힘입어 이듬해 대선에서 압승한 뒤 2016년까지 제15대 필리핀 대통령으로 일했다. 세계 정치사에서 모자(母子)가 대통령이 된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고인은 재임 기간 연평균 6% 안팎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국가 재정을 탄탄히 했다. 또 대중 강경 노선을 펴 2014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소, 2016년 중국 측 주장을 전면 부정하는 판결을 얻어냈다. 이 판결은 현재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에서 중국을 반박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